[2보] 면담·인터뷰 거부, 부군수의 의도적 업무회피?
진도군은 피해자 진술권 묵살, 징계내용도 비공개
‘사건 축소 시도가 아니면 설명 안 되는 정황’
지난 6월 30일, 광주지방고용노동청목포지청(노동청)에 진도군립민속예술단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있고 나서, 진도군은 8월 22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를 의결했다.
노동청에서는 8월 26일 진도군으로부터 시정조치를 완료했다는 공문을 받고 피해자인 A씨에게 ’사건 종결‘을 통보했다.
그런데 진정인 A씨는 그 공문만으로는 진도군이 ’시정‘을 했다는 내용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더구나 징계위원회가 열린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A씨는 관련 부서에 전화해 징계 내용을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부서 담당자는 “지금은 알려줄 수 없다. 관련 법령을 따져봐야 한다”며 사실상 공개를 거부했다.
<공무원 징계령> 제11조의2(피해자의 진술권)에서는 ’피해자가 신청하는 경우에는 그 피해자에게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해당 사건에 대해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나와 있다. 진도군에서 이 사건 징계위원회를 열면서 피해자에게 알리지 않은 것은 법적으로 보장된 피해자 진술권을 빼앗아버린 것과 다를 바 없다.
이에 대해 담당 부서 팀장은 “당시 피해자는 적절한 조치만 요구했다. 법에는 징계 대상자만 출석해 소명을 받게 돼 있고, 피해자를 출석시킨다는 조항이 없다”고 말했다.
진도군이 자체 조사 결과, 징계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후 징계위원회를 열어놓고도 피해자의 진술권을 보장할 의지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심지어 A씨는 피해 당사자로서 징계 내용을 알려달라 정보공개를 청구했으나 진도군으로부터 비공개 통지를 받았다. 이유는 개인의 사생활 보호라는 명분이었다.
그러나 국가공무원법 제75조(처분사유 설명서의 교부)에는 ‘공무원에 대하여 징계처분을 할 때 피해자가 요청하는 경우 그 징계처분결과를 피해자에게 함께 통보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 징계사유설명서는 물론 징계 내용까지 피해자에게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단서 조항으로 ‘직장에서의 지위나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공무원 등에게 부당한 행위를 하거나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등의 행위로서 대통령령 등으로 정하는 행위’를 명시하고 있다.
유사한 사건 판례(대법원 2012.6.18. 선고2011두2361 전원합의체 판결 등) 등을 보면, ‘비공개에 의하여 보호되는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 등의 이익에 비해 공개하는 것이 개인의 권리구제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정보’에 대해서는 공개해야 한다고 판결하고 있다.
이는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에서 ‘다.공공기관이 작성하거나 취득한 정보로서 공개하는 것이 공익이나 개인의 권리구제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정보’를 비공개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 사실과 일치한다.
판례와 정보공개법상으로 보면, 공무원에 대한 징계 내용이 비공개 대상 정보인지 여부는 여렵지 않게 판단이 가능하다. 그런데도 진도군 담당 부서에서는 정보공개법을 방패막이로 삼아 언론사는 물론 피해자에게도 비위 공무원의 징계 내용을 ‘비공개’하고 있는 것이다.
김선주 부군수, 면담도 인터뷰도 거부
1·2분기 부군수 업무추진비 집행내역 156건
……예술단 관련 집행내역은 ‘0’건
본지에서는 이 사건을 취재하기 위해 8월 21일 관련 사건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더불어 예술단 운영위원회, 단원 등에게 사건 관련 의견을 청취했다. 8월 27일 단장인 부군수실로 전화해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연락이 없었다.
9월 5일 다시 연락해 보니, 부군수가 아닌 예술과 진흥팀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팀장은 직장 내 괴롭힘 진정 사건이 일어난 후에 인사 발령을 받은 탓인지 올해도 갑질 피해가 지속되었던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김선주 부군수의 인터뷰 거부 행태는 피해자 A씨에게는 이미 ‘면담 거부’ 트라우마로 남아있었다. 이 사건과 연계된 업무 협의 관련, A씨가 부군수 면담을 신청했으나 거부한 전례가 있었다. 복무 규정에 명시된 권리를 실현할 수 있도록 관계 부서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하자 단장인 부군수에게 면담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것이다.
결국 A씨는 복무 규정에 나와 있는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주장하다 최종적으로 C씨에게 ‘3개월 업무 배제’라는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게 되었다.
예술감독인 C씨에게 단원들의 복무를 관리할 권한이 있다면, 그 C씨의 복무를 관리할 책임은 단장인 부군수에게도 있다고 할 것이다. <진도군립민속예술단 설치 및 운영 조례> 제4조(임무)에서 ‘단장은 군수의 지휘를 받아 예술단을 원활히 운영하고 단원을 지휘·감독한다’고 나와 있다.
그 때문에 A씨는 노동청에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할 때 김선주 단장을 대상으로 진정을 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사건 취재 과정에서 기자는 단장인 부군수가 단원의 면담 요청을 거부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군수의 단장 업무에 의문이 들었다.
법령에 따라 공개하게 돼 있는 2025년 1·2분기(1월~6월) ‘부군수 업무추진비 집행내역’ 156건((30,977,700원) 가운데, 자신이 단장인 진도군립민속예술단 관련 집행은 놀랍게도 ‘0’건이었다.
127건(23,693,700원)은 주로 식당이나 카페에서 직원 등 업무추진 격려비로 지출되었다. 나머지(7,284,000원)는 특산품 구입이나 애경사비 등으로 지출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공개된 내역만으로 본다면, 부군수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기관 직원들을 상대로 업무추진비를 지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뿐만 아니라 부서 상사와 심각한 갈등을 겪던 직원의 면담도 거절했다. 상식적으로 ‘직무유기’가 아닐 수 없다. 부군수에게 '단장'이 형식적 직함이라면, 조례를 개정하거나 스스로 단장직을 내려놓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