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의 다자주의 원칙을 스스로 위배한 미국,
새로운 형태의 양자간 FTA를 공세적으로 추진”
FTA는 용어상으로만 보면 자유무역협정(Free Trade Agreement)의 영문 앞자리를 딴 줄임말로 국가 간 관세장벽을 낮춰 상품 무역을 자유화시키는 협정이다.
80년대까지만 해도 그 대상에는 농업이나 서비스 부문은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 추진되고 있는 FTA는 단순히 상품 무역 자유화를 위한 협정이 아니라 사회경제생활의 전 부문을 포함하는 포괄적 협정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미국은 2차 대전 후 비동구권 지역에 자유무역을 확대하기 위해 GATT(General Agreement on Tariffs and Trade, 1947년) 체제를 구축했는데 당시 약자였던 유럽 측에서 미국의 독주를 막으려고 고안해 낸 것이 바로 FTA다.
GATT 체제 하에서는 FTA에 농업이나 서비스가 무역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런데 90년대 초 동구권이 붕괴하자 확대된 세계 시장을 놓고 미국과 유럽연합이 경쟁관계에 돌입하게 되자, 미국은 유럽연합의 출범(94년)에 대응하기 위해 멕시코, 캐나다와 NAFTA(94)를 체결하면서 일반 상품만이 아니라 농업과 서비스 분야 전반은 물론 노동과 환경 규제 등 비관세 제도 문제까지 협정에 포함시키게 된다.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허용하게끔 강제로 시장을 여는 이런 흐름을 세계적 차원에서 제도화한 것이 바로 WTO(World Trade Organization, 1995)다.
이후 초국적 기업과 자본들이 전 세계 농민들의 생존권이나 공공 서비스를 마구잡이로 상품화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의도대로 WTO 체제가 잘 가동되지 않자 미국은 2000년대에 들어 WTO의 다자주의 원칙을 스스로 위배하고 새로운 형태의 양자간 FTA를 공세적으로 추진하면서 약육강식의 일방주의 시대를 열어나가기 시작한다.
2002년 부시는 미국 의회가 국제협정에 관한 모든 권한을 행정부에 위임하는 ‘무역증진권한(TPA: Trade Promotion Authority)’ 법안을 통과시킨 후 이전의 다자주의적 무역 정책을 군사 안보 정책과 긴밀히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일방주의적 경제통합 전략으로 전환시켰다.
부시 정권은 이때부터 미국의 전략적 거점 역할을 해온 국가들과 군사안보 강화를 매개로 한 보다 포괄적인 FTA를 추진해 왔다.
하지만 미국식 FTA는 미국의 초국적 자본과 기업에게만 유리하게 틀이 짜여 있어 대다수 국가들
은 미국과의 FTA 체결을 꺼리고 있다. 미국에게는 '자유'(Free) 로운 협정이지만 상대국에게는 '치명적'(Fata) 협정이 되기 때문이다. 미국이 오랫동안 경제개방의 필연성을 강조해 왔는데도 불구하고 그간 미국과 FTA를 체결한 나라들이 15개국에 불과하고 멕시코, 캐나다, 호주를 제외하면 모두가 중남미와 중동의 약소국이라는 사실에서 이런 문제점이 잘 드러나고 있다.
(다음편에는 한미FTA는 다른 FTA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에 대해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