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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06년08월01일 00시00분 ]

여기는 갯가 언덕 자운토방, 새벽 3시 눈을 뜸과 동시 바다를 향한 문을 열고 쪽마루에 선다.
칠흑의 어둠 속에 고요가 거기 기다리고 있었다. 
천둥번개 요란히 굵은 빗발 몰아치고 흰 포말 내뿜으며 파도치던 엊그제의 상황과는 참으로 다른 고요다.
나는 두 팔을 좍 펴서 긴 호흡으로 고요한 천지의 만물을 들이쉰다.
들이 삼킨 맑은 바람은 폐 깊숙이 훑고 정신을 맑게 한다.
어둠 속에 홀로 서 있음에 더 할 수 없는 고요와 함께 평온의 기류가 흐른다.
나는 지방선거로 인하여 얼마 전까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시끄럽고 혼잡했던 과열기류를 떠올리며 자연의 순리를 깨듣는 순간 절로 미소가 번진다.
돌에는 돌의 결이 있고 나무에는 나무의 결이 있다.
결(理)을 따라 정을 대면 돌은 작은 힘에도 쉽게 갈라지고 결을 따라 도끼로 치면 아름드리나무도 쉽게 두 쪽이 난다.
그러나 결을 무시하고 억지 방향으로 쪼개려하면 아무리 큰 힘을 들여도 일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이렇듯 세상의 모든 일에는 사리(事理)가 있고 인간이 걷는 길에는 도리(道理)가 있다.
사리 또는 도리를 따르는 것을 순리(順理)라 하거니와 자연에도 순리가 있고 인간사에도 순리가 있다.
만사에 지나침을 삼가고 중용의 길을 택하라고 권고한 동양의 사상이나 이성을 따라 사유하고 이성을 따라 행위 하라고 가르친 서양의 철학이나, 모두 순리의 길을 숭상한 점에서 근본이 일치하는 것으로 보인다.
난삽했던 지방선거도 결대로, 순리대로 끝났다.
이젠 고요하고 평온한 아침의 진도를 희망한다.
농부는 농사일에 최선을 다해야하고 어부는 바닷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하며 군민의 뜻에 의하여 뽑힌 정치인들도 공직자 누구라도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여 다른 지역보다 뒤 떨어진 진도 경제를 일으켜 세워야 할 시점이다.
그러자면 따뜻한 화합의 장터를 만들어야 한다.
진자는 스스로 무엇이 문제였던가, 반성해야 하며 이긴 자는 넓은 가슴으로 모두를 끌어안는 포용력이 필요할 때다.
자공이 스승인 공자에게 정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물었다.
공자는“백성들로부터 신뢰를 받는 일이다. 백성들로부터 신뢰 받지 못하면 나라가 바로 서지 못한다.”라고 답했다. 그것은 민심이 천심이라는 말과 상통한다.
정치인이나 공직자의 길이란 자기 자신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 있으면서 성심성의를 다하여 국민을 위하는 일을 하고 욕심 없는 마음으로 세상이 평온하도록 힘쓰는 일이다.
원님이 되었다고 부하를 홀대한다거나 백성 알기를 소나무 피죽으로 대한다면 곧바로 경멸과 불신으로 민심은 떠나고 만다.
그것은 지난 선거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똑 같은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각별히 명심해야 한다.
또 하나는 그 자신 원님이라고 해서 만능이 아니다. 때문에 현자등용(賢者燈用)이 필요하다.
그래서 맹자는 일찍이 <君主는 무엇보다도 현명한 인재를 얻어서 그의 보필을 잘 받아야 한다,>고 갈파했다.
덧붙이는 것은 차기에 또 원님이 되겠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연임하겠다는 욕심이 있다면 그 순간부터 올바른 행정을 펼칠 수 없다.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 어느 등산인은 말했다.
"한 발 한 발 꾸준히 오르다보니 어느덧 정상이었다."
바로 그것이다. 어떻게 하면 다시 원님이 될 것인가가 아니고 어떻게 하면 지역 살림을 잘 해낼 것인가? 고민하며 실천하는 원님이라면 그 자신도 모르게 찬사와 박수를 받으며 연임으로 이어질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소리 없이 자신이 맡은 바 역할만 다하면 된다는 말이다.
그러면서 고요히 흐르는 물처럼, 또는 바람이나 햇볕처럼 형체도 없이 많은 사람에게 골고루 베풀어 주어야 하는 것이 정치의 정도다.
그랬을 때, 현명한 군민은 원님을 믿고 따를 것이다. 
화합의 장을 열자. 욕하거나 비방하는 대신 칭찬해 주고 격려하는 풍토가 절실히 필요한 때다. 
이 아침 자연의 이치인 순리를 말하면서 장황하게 설을 풀었다.
지방 선거가 끝난 후, 다음 진도의 미래를 생각하는 마음에서이며 덕과 지혜와 힘을 가진 지도자를 절실히 원하는 군민의 목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자연사나 인생사에는 하나의 엄연한 기본 법칙이 있다.
그것이 인과업보다.
좋은 원인에서는 좋은 결과가 생기고 나쁜 원인에서는 나쁜 결과가 생긴다는 의미다.
즉, 선인선과(善因善果), 악인악과(惡因惡果)라는 말이다.  어디서나 고요가 가득한 평온한 아침의 섬, 진도의 미래는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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