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 금융 새 판 짜는 퍼시피코에너지
하나금융그룹과 손잡고 진도 3.2GW 프로젝트 본격화
최승호 대표, "한국 해상풍력산업 성장의 성공모델 만들 것"
김귀성 CFO, "민관협의체 구성과 주민수용성 확보가 관건"
국내 해상풍력 시장의 금융 지형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동안 해외 투자자와 글로벌 금융기관 중심으로 형성됐던 국내 해상풍력 금융시장이 이제 국내 금융권 중심의 새로운 투자 모델 구축에 나서면서 산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퍼시피코에너지코리아는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하나증권 본사에서 하나은행, 하나증권과 전라남도 진도 해상에서 추진 중인 3.2GW 규모 해상풍력 발전단지 클러스터 개발을 위한 금융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앞줄 왼쪽부터) 통 첸(Tong Chen) 퍼시피코 에너지 그룹 CFO, 정영균 하나증권 IB 그룹장, 최승호 퍼시피코 에너지 코리아 대표, 이병식 하나은행 IB 그룹 부행장. [사진=하나증권]
이번 협약은 단순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조달 차원을 넘어 개발, 건설, 운영에 이르는 사업 전 과정에서 국내 금융권의 참여를 확대하는 데 의미가 있다.
최근 국내 해상풍력 시장은 해외 개발사와 글로벌 금융기관 중심으로 사업이 추진되면서 막대한 금융수익이 해외로 유출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퍼시피코에너지는 국내 금융기관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금융 수익의 국내 환류와 국내 산업 생태계 활성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진도 해상풍력 클러스터는 단일 개발사가 추진하는 사업 가운데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규모로 평가받고 있다. 총 사업 규모는 3.2GW에 달한다.
1단계 명량해상풍력 420MW 사업은 이미 발전사업허가를 취득하고 지반조사와 환경영향평가를 진행 중이다. 이어 2단계 만호해상풍력 990MW와 3단계 진도바람해상풍력 1.8GW 사업도 발전사업허가 신청을 마치고 본격적인 사업 추진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금리 변동성 확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해상풍력 사업의 금융조달 난이도가 크게 높아진 상황에서 이번 협약이 사업 안정성을 확보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국내외 다수의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금융비용 증가와 공급망 리스크로 인해 사업 일정 조정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안정적인 금융 파트너 확보 여부가 사업 성패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퍼시피코에너지코리아는 이번 협력을 통해 프로젝트파이낸싱, 금융자문, 투자유치 등 다양한 영역에서 하나금융그룹과 긴밀하게 협력할 계획이다. 또한 국내 공급망 확대와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 지역 상생 모델 구축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최승호 퍼시피코에너지코리아 대표는 "대규모 해상풍력 사업은 안정적인 공급망뿐 아니라 든든한 금융 파트너십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국내 금융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한국 해상풍력 산업 성장의 대표적인 성공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병식 하나은행 IB그룹 부행장은 "이번 사업은 금융이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이라는 국가적 과제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생산적 금융의 대표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균 하나증권 IB그룹장도 "하나은행과 하나증권의 협업 역량을 극대화해 신재생에너지 및 인프라 분야에 최적화된 통합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에 대해 하나금융그룹 출신인 KOSDAQ 상장사 케이지에이 김귀성 CFO 겸 경영지원본부장은 "진도 해상풍력 집적화단지 사업이 사실상 국가 전략사업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협약"이라고 평가했다.
▲ 국내에서 열린 LPGA KEB Hana Bank Championship에서 전인지 프로가 우승한 뒤, 하나금융그룹 함영주 회장(가운데), 전 하나UBS자산운용 김귀성 이사(오른편 앞줄) 등과 함께 우승 기념사진을 찍었다
김귀성 CFO는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과 RE100, 탄소중립 정책 기조 속에서 진도 해상풍력 사업은 국가 차원의 전략사업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번 하나금융그룹과 퍼시피코에너지의 협력은 사업의 금융적 안정성과 실행력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사업은 퍼시피코에너지와 하나금융그룹이 중심이 되어 사업을 주도하고 전라남도와 진도군은 민관협의체를 통해 인허가 지원과 주민수용성 확보에 집중하는 구조로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수십조 원 규모의 해상풍력 프로젝트는 자본력과 기술력, 사업 수행 역량을 갖춘 기업들 중심으로 공급망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며 "단순한 브로커 역할이나 인맥 중심 접근 방식보다는 실질적인 기술과 사업 경쟁력을 보유한 기업들이 참여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귀성 CFO는 "특히 이번 협약은 그동안 해외 금융기관 중심이었던 국내 해상풍력 금융시장에 국내 금융권이 본격적으로 참여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며 "금융 수익의 국내 환류는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국내 산업 생태계 육성이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진도 해상풍력 집적화단지는 단순한 발전단지 조성을 넘어 대한민국 해상풍력 산업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며 "진도가 대한민국 에너지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성장하는 역사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