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꿈을 키워주는 지역아동센터가 비리천국?
국민권익위, 청운지역아동센터 보조금 환수 조치
근로기준법 위반, 운영규정 위반, 횡령, 사기, 갑질 등……
종사자들 내부고발 대부분 사실로 드러나
9월 23일, 국민권익위원회 공공재정환수관리과는 청운지역아동센터의 운영비(강사비) 부정수급 사실이 확인되어 해당 금액을 환수 조치했다고 밝혔다.
2022년 12월 수업을 담당한 강사에게 1차 강사비를 지급한 다음, 센터장이 강사 몰래 2차 강사비를 입금하고 자신의 남편 계좌로 재입금하도록 한 사건이었다.
여기에 더 기가 막힐 일은 강사의 자녀를 센터에 등록한 뒤 몸이 아파 병원 치료로 인해 한 번도 센터에 나가지 않았는데도 그 자녀 앞으로 배당된 급식비까지 편취한 사실이 드러나 강사가 신고에 이르게 되었다는 점이다.
진도읍에서 2022년부터 아동복지시설을 운영하기 시작한 청운지역아동센터는 개소 1년만에 복지사로 일했거나 강사로 일한 종사원들의 고발이 봇물 터지듯 이어졌다.
청운지역아동센터는 2023년 5월,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구약식 처분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7월에는 야간보호 미실시와 인건비 허위 집행 사실이 발각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업비 전액 환수와 사업 정지를 받은 바 있다.
이 때문에 3년 동안 사업비 배분을 받지 못하는 등 불이익이 주어졌을 뿐만 아니라 진도 지역의 다른 아동센터들도 집중 감사를 받는 등 지역의 아동센터 운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2023년 9월, 아동 허위 등록을 통한 급식비 횡령, 직원 급여를 수개월 동안 남편 계좌로 페이백하는 등 보조금법 위반·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당해 현재 재판중이기도 하다.
청운지역아동센터는 2024년 2월에도 운영위원회 규정 위반과 시설장 겸직 위반으로 보조금 환수와 시정 조치를 받았다.
또, 3월에는 국민권익위원회에 보조금 부정수급과 강사비 횡령 등으로 신고되었고, 8월에도 같은 내용으로 신고가 들어와 전라남도 감사실에서 조사를 진행했다.
전라남도 감사실 관계자는 “청운 센터 사건의 경우, 국민권익위에서 조사 지시가 내려와 진도군 가족행복과로부터 자료를 제출받아 조사를 진행했다”면서, “여러 건 가운데 강사비 횡령만 환수 결정을 한 것은 행정기관으로서 민간이 운영하는 센터의 비위를 조사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부정수급 신고가 들어와 조사를 진행할 때 해당 센터에서 허위자료를 제출해도 사실 여부를 정확하게 확인할 만한 권한이 없어 ‘확인 불가’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었다.
도 감사실 관계자는 “제보자에게 확실한 증거가 있다면, 이의신청을 하는 것보다는 경찰에 수사의뢰를 하는 것이 (사건 해결이) 빠르지 않을까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진도군 가족행복과 관계자는 “현재 (경찰에 신고된) 관련 사건이 재판중이라 진도군에서는 재판 결과를 지켜보고 추가 조사와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청운지역아동센터의 비위 의혹을 처음 신고한 K씨는 “아이들이 먹어야 할 음식을 빼앗고, 아이들에게 돌아가야 할 보조금을 종사자들과 학부모들을 이용해 착복하고 있는 사실을 목격하고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면서, “처음 신고했을 때는 지인들도 함께 분노하며 적극적으로 사실을 증언해 주겠다고 했으나 행정기관의 처분이 지체되면서 나와 지인들 모두 지쳐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멀게는 4년 전부터 지역 아동들과 종사자들을 상대로 일어난 비리사건이다. 아이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그 곳에 맡겨지고 있다. 벌써 사실로 드러난 여러 가지 비위만으로도 센터장이 형사적 처벌을 받아야 하고 사회로부터 격리되어야 하는데 지금도 그대로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아쉬워했다.
K씨는 “진도군 아동복지시설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이런 부정이 저질러지고 있으나, 관리 감독해야 할 기관에서는 시간만 흘려 보내면서 보조금을 계속 지급하고 있다. 내가 모른 척하고 떠나면 묻혀질 수도 있는 일이겠지만, 아이들 상대로 저지르는 범죄에 대해서는 절대 양보할 수 없고 범죄자가 처벌받을 때까지 끝까지 가겠다”고 심경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