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생동안 주로 일하는 농부를 그린 프랑스의 농민화가 밀레를 좋아한다.
밀레의 대표작 <씨 뿌리는 사람>이나 <만종>을 보라.
넓은 들에서 밝은 표정으로 열심히 씨를 뿌리는 젊은이의 모습이나, 어둠이 깔리는 들에서 교회 종소리를 들으며 일손을 멈춘 부부가 조용히 고개 숙여 감사 기도를 드리는 모습은 삶의 성실함과 삶의 미를 그대로 보여주는 역작인 터다.
두 작품만을 두고 보아도 밀레는 노동 속에 미가 있으며 일 할 때 가장 충실하고 아름답다는 인생관과 예술관을 갖고 있다.
나는 농사꾼의 딸이어서인지 인생을 곧잘 농사에 비유, 밀레의 인생관을 닮으려 노력한다.
봄이면 땅을 갈고 씨앗을 뿌리며 거름을 주고 잡초를 뽑으면서 정성으로 농사를 지어 가을이면 그 열매를 거두어들이는 농사꾼. 즉 심고 가꾼 만큼 거두어들이는 농사꾼기질을 닮고자 하는 터다. 그래서 모음과 자음이라는 알알의 씨앗을 짜 맞추어서 글을 쓰는 요즘은 스스로 글농사꾼이라 표현한다.
[종두득두(種豆得豆) 종과득과(種瓜得瓜)]라는 말이 있다. 콩을 심으면 콩을 거두고 오이를 심으면 오이를 거둔다. 심은 만큼 거둔다는 가르침이다. 만고 진리다. 콩을 심었는데 금이 나올 리 없다.
심지도 않고 거두려는 어리석은 글농사는 짓지 말아야 한다.
옛사람은 또 말했다.
[이농심행 무불성사(以農心行 無不成事)]
농심을 가지고 행하면 세상에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없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진정한 농심은 무엇이냐?
첫째 근면이다. 해 뜰 때 일어나 열심히 일하고 해가 지면 안식의 자리에 들어야 한다. 우리의 생명 리듬은 자연의 리듬과 일치하는 것이 최상이다.
둘째 정직이다. 농사에는 거짓이 없다. 천지자연은 우리를 속이지 않는다. 대지는 정직하고 산천초목은 우리를 기만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농사는 가장 정직한 직업이다.
셋째 기다리는 지혜다. 씨앗을 뿌렸다고 당장 열매가 맺지 않는다. 곡식이나 과일이 무르익으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는 자연의 이치로 기다리는 것을 배워야 한다.
이 세 가지가 농민의 기본 핵심이다. 이상으로 장황하게 밀레를 끌어들여 농심(農心)을 말하는 것은 우리 진도 좋은 진도 만들겠다는 말, 말, 말들이 무성했던 5,31 선거도 끝났다. 희비가 교차하는 시간 들이었다. 탈락된 후보들은 근면한 자세로 정직한 행동으로 기다리는 지혜를 발휘했는가, 자성해 보아야 한다. 뿌리지도 않고 열매를 거두려고만 하지 않았는가?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씨 뿌리는 근면과 정성으로 가꾸는 정직성과 기다리는 지혜도 없이 열매난 주워 삼키겠다고 덤빈 엉터리 후보가 아니었는가, 반성해 보아야 한다.
반면 선택된 후보들은 농심의 마음으로 차곡차곡, 열심히 일해야 한다. 선택된 후 진도 경제 살리기는 뒷전이고 누구처럼 다음번에 또 당선하려고 표 찾기에 전전긍긍하면 결과는 뻔하다. 심사숙고 자성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당장은 주어진 임기 4년 동안 일년 농사를 짓는 농심으로, 공약으로 던진 씨앗들을 하나하나 정성으로 심고 정성으로 가꾸면 튼실한 열매가 맺힐 것이고, 그렇게되면 민심을 얻으려 뛰어다니지 않아도 민심은 그들 편이 되어 줄 것이다. 좋은 열매를 거두어들이면 자연히 씨 뿌릴 기회가 주어진다.
여기서 거듭, 농심을 가지고 행하면 세상에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없다, 는 말로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