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2018년, 500개 농업용 관정 마구 뿌렸다.
관내 모지하수개발업체가 임회면 선항리에서 타공 작업을 하고 있다.
진도군은 2015년 72개소(7억5천만원), 2016년 89개소(9억7천만원), 2017년 230개소(23억원), 2018년 5월 현재 78개소(7억8천만원) 등 소규모 농업기반 정비사업과 가뭄대책용으로 관정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올해 하반기까지 112개소가 추가 개발될 예정인 것을 감안하면 4년 동안 지원된 농업용 관정은 500개소가 넘을 전망이다. 올해는 5월 현재까지 78개소가 개발 확정되었다.
진도군에서 지원하는 관정은 중형급으로 자부담 없는 100% 보조사업이다. 일반적으로 중형급 관정은 '구경 150밀리-깊이 40m-수중모터' 형식이고, 400~600만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하지만 진도군에서는 작년까지 한 개소당 1,000만원을 지원하던 것을 올해부터는 1,100만원으로 인상했다.
관정 개발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진도는 보통 100m 이상을 파야 농업용에 필요한 수맥을 찾을 수 있고 2회까지 파는 경우가 많아 다른 지역보다 폐공 복구와 유류대 등으로 추가 경비가 훨씬 많이 든다"고 말했다.
진도군 관계자는 “작년에 가뭄이 심해 230개소를 발주했으나 세 곳뿐인 관내업체 우선의 수의계약이다 보니 70개소 개발공사가 완료되지 않고 올해로 넘어왔다”며 “해남이나 다른 지역에 외주도 주려고 했으나 그 지역에도 일이 많아 진도까지 올 수 있는 업체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렇다하더라도 일반적인 관정사업과 보조사업 단가가 크게 차이가 날 합리적인 이유는 없어보였다. 이에 대해 관정개발업체에서 수년 동안 일한 적이 있는 김모씨는 충격적인 제보를 했다.
“관정 하나 계약하면 10%를 리베이트로 들어간다고 들었다. 정확한 금액은 모르지만 한 건당 백만 원 단위로 주는 것 같았다. 실제 업주는 관정을 파면서도 불만이 많았다. 남는 게 별로 없다고 말했다. 관정을 파는 주민들은 군수나 군의원들과 친분이 있는 것 같았다. 하나를 받은 사람이 다른 사람 이름으로 또 받는 일도 있다. 한 마디로 줄서기 못하면 병신되는 거다”
“건의사항으로 올라오면 대부분 지원해 줍니다”
보조사업 신청서 아닌 ‘건의사항’ 형식으로 나눠줬다
이런 이유 탓인지 진도군의 관정개발사업을 바라보는 농민들은 몹시 화가 나 있다. 어느 마을 이장은 "어찌된 일인지 주변에 관정을 받았다는 사람들은 많지만 관정을 신청하라는 공문은 받아본 적도 없었고, 신청하라는 공무원도 없었다"며, "개인적으로 관정이 필요해 면사무소에 가서 이야기를 해도 알았다고만 할 뿐 수년째 신청서를 쓰라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밭농사를 짓는 한 농민은 “저수지 물을 수도작 위주로 쓰다 보니, 밭농사를 짓는 나 같은 경우에는 관정이 필수적인데, 우리 마을에서 관정을 받은 사람은 주로 논농사를 짓는 사람이었다”며, “우리 마을은 수로 시설이 잘 돼 있어 관정이 필요 없는데도 관정을 지원받는 걸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군내면에서 중농 규모의 농사를 짓고 있는 한 농민은 “그거는 군수 빽, 군의원 빽 없으면 사업 못 받는 거다. 우리 동네 일이라 말하고 싶지 않았는데, 지금은 해야겠다”며 “농사라 해야 텃밭 정도나 가꾸는 양반인데 언제 보니까 관정을 파고 있더라. 내가 삼춘은 능력도 좋다고 말하니까 그 양반이 ‘나도 관정 필요하면 공짜로 주겠다고 누가 전화를 해와서 그냥 받았다’고 말해 황당했다”며 목청을 높였다.
진도군 안전건설과 담당 직원은 관정을 지원하는 방식에 대해 "건의사항으로 올라오는 것을 취합해서 면사무소 직원이 현장을 파악하고 지원을 결정한다"며, "농가에서 먼저 신청을 하는 것은 아니고 건의사항이 올라와야 해준다"고 밝혔다. 농민들이 직접 신청하면 되지 않고, ‘건의사항’으로 올라오면 대부분 지원된다는 이야기였다.
또 담당 직원은 “관정 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가 지하수법 밖에 없기 때문에 올해 지원대상, 범위, 심의 규정 등을 담은 조례를 준비 중에 있다”고 말해 관정 지원사업이 지금까지 정상적인 행정 절차에 의해 이뤄지지 않고 군수나 군의원들의 선심용 사업으로 쓰이고 있다는 세간의 의혹을 뒷받침했다.
본지에서는 2017년에도 농업용 관정지원 방식에 대한 비판 보도를 하고, 합법적이고 효율적인 사업이 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한 적이 있다. 가뭄피해는 모든 농민들에게 해당되지만 예산이 한정돼 있으니 보조금에 자부담을 포함하고, 공용으로 쓸 수 있게 대형급 관정과 소규모 유수지 개발 지원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러한 의견은 현장 취재를 통해 농민들로부터 취합해 정리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군수·행정관료들 그리고 그들을 견제해야 할 군의원들은 농민 다수에 이익이 되는 정책을 패대기치고, 그 대신 포괄사업비라는 명목으로 관정팔이에 몰두하고 있었던 것이다.
본지에서는 진도군에 관정사업 관련, 행정정보공개를 요청해 사업 전반에 관한 정보를 청구했으나 진도군에서는 500개소 관정 소유주와 지번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서는 추가 취재 또는 감사기관과 협력해 밝혀내고자 한다.
(※ 진도신문에서는 농업용 관정, 수의계약 공사 관련, 추가 제보를 받습니다. 관정 불량 시공, 폐공 방치, 농업용 관정을 주는 대가로 사례금을 요구한 사항, 공사 수의계약을 대가로 리베이트를 요구한 사항에 대해 적극적인 제보 부탁드립니다. 군민의 참여만이 진도군의 행정을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poemey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