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촉 자체가 강제 징수하려는 것”
대한적십자사에서 보낸 지로에 "적십자회비는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국민성금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지방세법에 따르면 지방세 세목은 취득세, 등록면허세, 레저세, 담배소비세, 지방소비세, 주민세, 지방소득세, 재산세, 자동차세, 지역자원시설세, 지방교육세가 있다. 진도군민이라면 누구나 이러한 지방세를 내야 할 의무가 있다.
여기에 해마다 연초가 되면 ‘적십자회비’를 내라는 고지서가 상가로 배달되거나 읍・면사무소에서 직접 이장들에게 마을별 납부를 독촉하고 있다. 전체 거주 주민 가운데 25세 미만과 75세 이상 주민을 제외한 세대, 사회적 취약계층을 제외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고 마을별 할당 금액도 다르다.
그런데 ‘적십자회비’는 지방세법 세목에도 없을 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회원으로 가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의무적으로 내야 할 회비도 아니다. 그럼에도 행정기관이 나서서 공과금인 것처럼 적십자회비 납부를 독려하거나 압박하고 있는 것은 ‘행정과잉’이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적십자사는 회비의 법적근거에 대해 대한적십자사 조직법 제6조와 [정관] 제36조의 규정 ‘정부와 대한적십자간 적십자회비결정 및 모금에 관한 사무처리지침’에 따른다고 밝히고 있다. 조직법 제8조에도 관련 내용이 나와 있다.
제8조(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자료제공 요청 등) ①적십자사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 대하여 적십자사의 운영과 제7조의 사업수행에 소요되는 회비모금을 위하여 필요한 자료의 제공을 요청할 수 있다. 이 경우 자료의 제공을 요청받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응하여야 한다.
②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적십자사의 업무수행에 관하여 적십자사의 요청이 있는 경우 협조할 수 있다.
적십자회에서는 2018년 기준 500억 원을 회비수입 목표로 잡았다. 이 가운데 진도군에 할당된 금액은 4,100만원이라고 한다. 진도군 할당 금액은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지사와 진도군이 협의한 금액이다.
본지에서는 ‘적십자회비’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기 위해 대한적십자사 전라남도지사 관계자와 진도군 행정과 담당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지사 총무팀장]
문 : 적십사회에서 어떤 일을 하는가?
답 : 적십자회라는 게 평상시에는 위기과정 지원 쪽으로 하고 구호가 발생했을 때, 예를 들면 때 세월호 참사 때도 가장 먼저 적십자가 가서 6개월 동안 상주하면서 구호하던 기관이다. 적십자회는 다른 데 보다는 진도지역에 봉사회가 많고 활성화되어 있다.
문 : 진도군에 할당된 금액이 4,100만원인데, 회비 개념으로 걷는 것은 성금이나 모금 취지에 맞지 않은 것 아닌가?
답 : 원래 취지는 각 세대별로 지로를 보내서 원하는 분들이 희망해서 납부하는 자율납부제도로 운영하고 있는데, 예전부터 시골지역은 지로를 이장님들이 다 돌리는 것보다는 세대당 1만원했을 때 100세대 100만원인데 그렇게 내기는 그러니까. 다 돌릴 수 없어서 마을당 얼마를 하자 해서 불우이웃성금처럼 내자 해서 공동납부 형태로 내게 된 것이다. MRCR이라 해서 은행에서 수납해 주시는 것이기 때문에 납부하는 방법이나 전산으로 관리하는 것은 투명하게 관리하고 있다.
문 : 지로가 행정 고지서처럼 보인다. 행정기관에서 금액을 정해서 마을에 부과하는 것은 준강제 방식, 의무화된 모금으로 보이기도 한다. 때문에 공동자금이 없는 마을들은 금액 조정을 요구하고, 모금 자체도 기준이 없다.
답 : 그런 것 때문에 민원이 있다. 지로 관계가 60년 동안 이어져 온 것이다. 지로를 선택한 게 돈이 많은 분이 납부하는 것보다는 보편적으로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 게 좋겠다 해서 법률에 의해서 시행하고 있다. 시대가 바뀌고 민주주의 열망도 있고 해서 제도가 바뀌어야 하는 게 사실인데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해 이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다른 방법의 모금 활동을 많이 고민하고 있고, 개선할 수 있도록 준비는 하고 있다.
지로제도가 단점만 있는 게 아니다. 공동모금회에서 사랑의 열매라 해서 모금하고 있는데, 거기하고는 차이점이 있다. 우리는 지로를 보내서 지로 납부를 해 주시는데, 받는 것도 투명하고 관리도 투명하다. 마을에서는 공동납부, 개인납부는 국세청 연말정산처리 가능하다. 사랑의 열매는 그런 시스템이 돼 있지 않다. 적은 금액이지만 세제혜택을 주고 있다.
문 : 좋은 일에 쓰는 돈이라는 건 알지만, 공동모금의 부작용도 상존한다. 면에서 이 업무를 하다 보니까 행정과잉이 발생한다. 이장들에게 독촉을 하게 된다. 마을을 비교해 가면서 이장님들을 압박한다. 성금을 내는 것인데 이처럼 불합리한 점이 발생한다.
답 : 전혀 그런 건 아닌데, 행정에서 독려하신다는 의미에서 그런 부분이 과도하게 적용이 되는 것이다. 정부하고 제도개선 논의를 하고 있는데, 하루아침에 파격적으로 바뀌지는 않을 것 같다. 건의를 해서 시도를 하고는 있다. 그런 부분을 양지해 주셨으면 한다.
진도군에서 십일시마을에 부과한 적십자회비는 80만원으로 적혀 있다.
이에 대해 진도군 행정과 담당은 “적십자랑 시군이 협의해서 금액을 정한다. 올해 진도군은 4,100만원 목표금액이다. 7개 읍면에 자체 목표액을 책정해서 보낸다. 임회면 같은 경우는 자체목표액은 5,144,000원이다. 십일시마을의 경우 80만 원을 내고 있는데 임회면에서 가장 많은 금액”이라며, “성금이고 자발적으로 모금이 되면 좋겠지만, 이장님들도 지로를 돌리는 게 번거로움이 있다 보니까 공동기금으로 모금을 하는 것 같다. 적십자 전남도지사에서도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권장했으면 좋겠다, 좋은 일에 쓰이니까 협조해 달라 우리에게 요청한다.”고 말했다.
대한적십자사에서는 적십자회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 적십자회비는 1953년 한국전쟁고아, 전상자들의 구호를 위하여 전 국민들에게 성원을 당부하는 선포문을 발표하면서 시작되었으며, 현재까지 60년이 넘게 지속된 적십자회비 모금은 현재 개인이나 단체 등이 정해진 기간 없이 일정 금액을 후원하며 매년 4백만 세대 이상이 참여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국민성금 모금운동과 법정기부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 또한 매월 1천원에서 100만원 단위를 정해 후원하는 정기후원과는 달리 2016년도부터 25세에서 75세까지의 전 국민에게 적십자회비를 1만원으로 단일화하여 전 국민이 동일한 금액으로 참여하고, 적십자회비 집중모금기간인 12월 1일부터 1월 31일까지 각 가정마다 지로용지를 발송해 많은 분들의 나눔 참여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 대한적십자사의 인도주의 활동들은 적십자 가족여러분들이 후원해주시는 적십자회비로 사용됩니다. 대한적십자사에서는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금을 투명하고 깨끗하게 사용하고자 국정 감사, 감사원 감사, 외부회계법인 감사와 같이 외부 감사를 통해 철저하게 감시하고 있으며 대한적십자사의 모든 회계 내역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 많은 분들이 적십자회비 지로용지를 보곤 관리비, 수도세처럼 의무적으로 납부해야 하는 금액으로 오해를 하고 계신데요. 적십자 회비는 결코 의무가 아니며 국민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이웃사랑을 위한 국민성금입니다. 적십자회비는 법정기부금으로 연말정산시 납부금액의 최소 15%~최대 30%까지 세액공제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 만약 기부금세액공제 금액도 다시 기부할 예정이라면 2016년도부터 시작된 기부장려금제도를 이용할 수 있는데요. 기부장려금이란 기부금 세액공제를 신청할 수 있는 거주자가 세액공제를 대신하여 세액공제 상당액을 기부장려금지정단체에 다시 기부하는 제도입니다. 기부장려금 환급금은 위기상황에 처한 소외계층 및 저소득 긴급지원 대상자에게 신속한 복지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한 희망풍차 금고로 사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