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국악고가 2018학년도 신입생 모집에서 최종 18명을 선발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도에 비해 55%가 줄어든 것으로 반 편성도 2개반에서 1개반으로 조정할 수밖에 없다. 진도 지역 출신 지원자는 작년과 같이 3명이었다.
이런 결과에 대해 진도국악고등학교 이숙희 교장은 "학생수를 확보하기 위해 여름에는 전국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국악캠프를 했고, 우리 학교의 축제인 진향제도 학교를 알리기 위해 관외에 나가 진행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했는데 예상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와 아쉽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7월에 열린 중학생 국악캠프에는 전국에서 50여 명의 학생이 참가했고, 남악 남도소리울림터에서 진행된 진향제도 '국악고' 홍보 차원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다는 평가다. 또한 2017년에 열린 전국 국악경연대회 등에 91회를 참가해 94명의 학생이 수상하는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학교의 존립 기반이 되는 신입생 수가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에 대해 지역 여론은 대체로 ‘기대했는데 아쉽다’, '이럴 줄 알았다'는 분위기다.
2008년 석교고등학교에 국악과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는 한 지역인사는 "학교를 살리고 진도 국악을 살리기 위해 국악과를 만들고 결국 진도국악고로 전환하게 되어 정말 기뻤다"면서 "최근에 개방형공모제를 통해 능력 있는 교장선생님도 모셔오고 재능 넘치는 인재들도 배출이 되는 것 같아서 안심했는데, 이번 결과는 적잖이 충격적이다"고 말했다.
또 자녀를 국악고에 보낼 계획이 있다는 한 학부모는 “작년에 학교가 내부적으로 혼란스러웠다고 들었다”며, “학생들의 문제가 아닌 학교 관리자와 교사들의 갈등으로 학교가 흔들린다면 결국에는 학생과 학부모들만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입생 수가 반토막이 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국악고의 한 교사는 학교의 커리큘럼에 문제가 있다고 진단했다.
“학교에서 진행하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이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 학생들은 기본교과과정과 방과후 학교, 주말 과외 등 쉴 틈이 없다. 방과후 학교 등으로 아이들에게 골고루 교육 기회를 주는 것도 좋겠지만, 그건 너무 이상적이다. 학생들은 학교공부 외에도 자신들이 공부하는 분야의 선생님이 따로 있다. 예를 들어, 서울대에 가기 위해 실기를 보려면 세 가지 분야를 공부해야 하는데 각각 전문 분야 선생님에게 가서 배워야 한다. 이런 건 학교에서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그는 “아직까지는 신입생 감소에 대해 별다른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신입생을 유치하기 위해 선생님들도 나름 노력을 했다”면서 “학기 동안 학교 관리자에게 대외활동 관련해 여러 가지 요구를 했으나 수용하지 않았는데 그건 우리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진도국악고는 2011년부터 2017학년도까지 한국예술종합학교・서울대 등 수도권 대학에 47명이 진학했고, 부산대・전남대 등 국립대에 30명, 조선대・목원대 등 사립대에 44명, 기타 대학에 19명 등 140명이 진학했다고 밝혔다.
[인터뷰] 진도국악고등학교 이숙희 교장
질문 : 신입생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원인이 뭔가?
답변 : 사실 학교를 외부에 알리고자 했던 우리 활동들이 약이 되었는지 독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중학생 여름캠프도 상당히 호응이 좋았고, 전국에서 진도국악고를 잘 몰랐기 때문에 외부에서 진향제도 열고, 여러 행사에서 공연활동도 했는데 결과는 이렇다. 학부모나 학생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여기가 너무 멀어서 못 오겠다는 의견도 많았다.
질문 : 학교 운영에 문제가 있지 않나?
답변 : 표면적으로 보면 신입생이 줄어 문제가 큰 것 같지만, 예산에서는 8백만 원이 줄고 음악교사 한 명이 줄어드는 정도다. 국악전공교사로 다시 채워 넣을 수 있게 된 것은 오히려 장점이다.
질문 : 너무 긍정적인 판단이 아닌가?
답변 : 그렇다. 다행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우리 학교가 삼시세끼 밥도 무료로 주고, 기숙사도 그렇다 보니, 국악 전공이 아닌 학생들이 들어오게 된다. 앞으로는 음악이 무엇인지 장단이 무엇인지 아는 학생들 위주로 받아서 인재로 키워야 한다고 본다.
질문 : 교장 선생님께서 관리자로서 움직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다.
답변 : 사실 첫해에는 내 철학으로 좋은 학교를 만들어 보고 싶어서 의욕적으로 많은 시도를 했으나 이런 저런 갈등이 있었다. 그래서 작년에는 활동을 줄이려고 했다. 또 내가 일하던 국악원과 학교 현장은 많이 달랐다. 교장이라는 직책이 정치적으로 많은 활동을 해야 하는 건지 최근에서야 깨달았다. 내가 조금은 내성적인 성격이라 나서지 않으려고 했지만, 앞으로는 우리 학교와 학생들을 위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날 계획이고 예산을 만드는 일도 적극적으로 하려고 한다.
질문 : 진도 국악 교육에 대한 철학이 있다면?
답변 : 진도에서는 국악에 많은 예산을 쓴다. 그런데 쓰는 만큼 효과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여기는 너무 기능만 가르친다. 아이들이 장구장단이나 피아노를 기본으로 알고 국악을 배워야 하는데 전공 기능부터 배운다. 도시권 예술계 중학교에서 피아노와 장구장단은 가장 기초로 교육한다. 진도에서도 영재반을 운영하고 있는데, 초・중등에서 이걸 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볼 때 발전할 수가 없다. 국악고에서 영재교육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질문 : 진도군으로부터 지원은 충분한가?
답변 : 얼마 전 급식비 1억 원과 프로그램 지원비 1천5백만 원이 확정되었다. 그동안 교육경비로는 급식비만 신청했는데, 올해부터는 프로그램에 더 많은 지원을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좋은 강사들도 모셔오려고 한다. 아이들을 인재로 키우려면 무엇보다 강사들의 능력과 성실성이 높아야 한다. 대충 가르치고 가버리는 선생님은 안 된다. 성실한 선생님을 모셔와서 5년 정도만 우리 학교에서 역할을 해줘도 학교가 바뀔 수 있다고 본다.
사실 학교가 굉장히 가난하다. 교육경비 지원도 급식비만 가능한 줄 알았는데, 프로그램 지원도 가능하다는 걸 최근에야 알았다. 처음에는 학교 내부 정비가 우선이다 보니 대외적인 일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다. 원래 제가 교육계에 있지 않던 사람이다 보니 잘 몰랐지만, 이제는 교장이 상당히 교육계에서도 정치를 해야 하는구나 생각했다.
질문 : 활성화되었던 학생들의 공연 봉사활동이 줄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답변 : 우리 학교에 오는 아이들은 무료 교육을 받고 있다. 지역사회에 봉사해야 한다. 그런데 제작년에는 아이들을 밖으로 내보내는 데 대해 너무 많은 민원이 들어와서 힘들었다. 감사까지 받았다. 당연히 아이들의 공연 봉사활동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작년부터는 다시 봉사 공연을 나가는 것으로 결정했다. 지역사회에서도 원하고, 봉사를 통한 성과도 크다.
질문 : 올해 계획을 말해 달라.
답변 : 올해부터는 대외활동을 더 하려고 한다. 그런 차원에서 23일 전임 교장선생님과 학교에 재직하셨던 선생님들, 자칭 진도국악고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이기로 했다. 사실 제가 공부만 하던 사람이라 지역의 메카니즘이나 이밖에도 제가 사람들을 잘 모른다. 진도국악고에 관심이 큰 분들을 소개해 주시면 좋겠다. 이런 분들과 소통을 하면서 국악고의 미래와 진도 국악 교육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다.
2월 23일, 진도국악고등학교 교장실에서 '국악의 발전과 진흥을 위한 초청 컨설팅 협의회'가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