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군은 최근 ‘2018학년도 1학기 전남대학교 평생교육원 진도캠퍼스 수강생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냈다. 약용식물관리사, 댄스스포츠, 부동산경매, 한글서예, 한문서예, 노래교실, 한시, 인성지도사, 현공풍수지리 등 9개 교육과정이다. 수강료는 전액 무료다. 그 동안 소정의 수강료를 받았으나 올해부터는 수강생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무료로 진행한다고 한다. 교육 수료자에게는 전남대학교 총장 명의의 수료증이 발급되고, 우수 표창장도 수여된다고 한다.
언뜻 보면, 전남대 평생교육원 진도캠퍼스는 전남대학교 평생교육원의 분원처럼 보인다. 하지만 전남대에서 이 과정에 지원하는 것은 수료증과 표창장뿐이다. 전 과정의 예산 7,500만 원을 진도군이 전액 부담하고 있다. 수료증 또한 학점으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취미 프로그램 수료 이상의 의미가 없다.
본지에서는 우선 전남대학교 평생교육원 홈페이지에서 ‘진도캠퍼스’를 찾아보았다. 그러나 광주캠퍼스 평생교육원과 여수캠퍼스 평생교육원 외에 진도캠퍼스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전남대 평생교육원 관계자는 "진도군에서 수강생을 소집해 올려보내면, 강사 관리만 우리 교육원에서 하고 있기 때문에 관련 내용이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남대 관계자도 여수 평생교육원도 학점은행제가 아니고, 민간자격증 과정이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광주캠퍼스만 학점은행제로 등록돼 있고, 여수는 완전한 분원 형태가 아님을 강조했다. 실제 여수 평생교육원에는 ‘문예창작지도사’, ‘어린이영어지도사’, ‘스피치지도사’, ‘심리상담사’, ‘특수아동지도사’ 등의 자격증 과정과 35개 과정이 운영되고 있었으나 ‘학점’과는 관련이 없었다.
이에 대해 전남대 관계자는 “평생교육원 분원으로 학점은행제까지 추진하려면 천문학적인 돈이 들 뿐만 아니라 교육부에 등록하는 과정도 복잡하다”며 “지역주민들이 학점은행제와 연계해 주면 좋겠다는 의견을 많이 주시는데 충분히 공감한다. 하지만 전남대에서도 시도해 봤지만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전북대나 조선대도 그렇다. 서울 수도권에 설립된 원격 평생교육원과 경쟁해서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그는 “자격증 과정도 그렇다. 2년 전인가 진도에서 약용식물관리사 자격증 과정을 진행해 보았으나, 지속적이지 못했다. 수요가 없으면 어쩔 도리가 없다. 요즘 사회적 현실에 맞는 새로운 과정을 개설하는 일은 진도군청에 해야 할 일인 것 같다. 지금 평생교육원 진도캠퍼스 과정은 기존에 다니시는 분들이 있어서 프로그램을 변경하는 일은 쉽지 않다. 재원도 그렇고, 수요 문제도 그렇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진도군은 전남대 평생교육원 이름을 빌려서 일반적인 취미 교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것일까?
2010년 10월 6일, 전남대학교 자연학습장 개관식 모습-이날 협약으로 예술대학 진도캠퍼스는 사라지고 팬션으로 사용되는 전남대 수련원만 남게 되었다.
진도군은 1998년 3만여 평의 부지를 전남대학교 발전기금재단에 기부했다. 전남대 예술대학 진도캠퍼스를 유치할 목적이었다. 당시 전남대 총장이 약속했다고 한다. 그런데 2010년 10월 6일, 현재의 전남대학교 자연학습장이 개관되었다.
당시 전남대학교 학보에 따르면 ‘개관식과 함께 자연학습장 이용 협약을 체결하고 직원들의 복지시설 및 학습지원 시설로 공동 활용하기로 했으며 비용 또한 공동 분담하기로 했다’고 나와 있다. 중요한 것은 ‘평생교육 시설 설립을 조건으로’ 진도군이 땅을 기부했다는 내용이다.
뒤늦게 진도군이 문제제기를 하고 나섰으나 어느 누구도 되돌릴 수 없었다. 진도군민들의 여론도 들끓었으나 유야무야 잊혀지고, 진도읍사무소 3층에서 ‘전남대학교 평생교육원 진도캠퍼스’라는 이름으로 교양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임회면 남동리 양지바른 바닷가 땅 3만 평을 기부한 대가다.
그런데 본지에서 전남대학교 자연학습장을 취재하던 중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이용료에 관한 내용을 확인해 보니, 할인 대상에 전남대 재학생과 교직원, 초등학생 외에 '진도군청직원'이 포함돼 있었다. 진도군청 직원들에게 35% 정도 할인 혜택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대학교 홈페이지에는 장성수련원과 진도 자연학습장 두 곳에 수련원을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둘 다 시설은 비슷해 보이지만 지자체 공무원들에게 할인 혜택을 주는 곳은 진도 자연학습장뿐이었다.
이에 대해 전남대학교 관계자는 “할인은 교직원과 학생 후생복지 차원에서 규정된 건데, 진도군청 공무원들에게도 할인 제도가 적용되는 건 아마도 협약을 그렇게 했기 때문일 것”이라며 “군청직원이 아닌 진도군민들에게까지 할인을 해 주려면 진도군하고 학교(전남대)가 다시 정책적 협약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런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진도군 공무원들이 수련원(자연학습장) 객실을 이용하는 건 문제가 많다고 한다. 공무원들이 예약을 하지만 실제 오는 손님들이 일반인인 경우가 많다. 공무원이 아니라는 건 금방 안다. 그분들은 공짜로 숙박하는 경우이기 때문에 시설을 제멋대로 쓰고 가면 그만”이라고 말했다.
공무원 할인 특혜를 이용해 숙박 예약을 대리로 해주는 일이 많다는 것이다. 어쩌면 업무차 진도에 오는 외부 손님 접대용일 수도 있겠다. 이렇게 생각해야 군민들 마음이 편하겠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