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관련 회사에 전화했더니 풍력개발 회사가 받아
지난해 11월 6일, 진도군이 진도항 배후지 수산물 가공·유통단지 분양을 위해 경북 포항의 수산물 가공·유통업체인 연수기업(주)과 가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도군이 현상태 분양(매립중인 상태)을 추진한 곳은 팽목마을에서 북쪽으로 직선거리 100여 미터 지점에 있는 매립지로 수산물 가공·유통단지가 계획된 부지다.
진도군은 가계약 추진 이유로 ‘진도항 배후지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데 사업효과를 극대화하고 실질적인 수요자에게 적기에 용지를 공급하기 위해 현상태 분양을 추진하고자 가계약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 임회면 연동리 산업단지(팽목지구) 37,775㎡(수산물 가공‧유통단지 D2, D3)
가계약서 주요 내용을 보면, 진도항 배후지 조성사업 개발계획 변경 승인과 사업시행자·토지조성 공급 처리 계획 변경 등 조건이 완료된 후에 본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
현상태 분양예정 금액은 3.3㎡당 141,423원(㎡당 42,780원, 지매입비+공사비/분양면적)으로 전체 면적 11,427평으로 계산했을 때 금액은 16억1천6백여만 원이다. 진도군은 가계약금으로 분양예정금액의 10%를 받는 것으로 돼 있다.
분양가 책정 방식에 대해 진도항개발사업소 담당자는 “가계약서에 나오는 분양가는 현재까지 들어간 투입분만으로 산출한 금액이고 본계약에서는 조정된다”며 “실시계획 변경은 아직 승인이 안 된 상태다. 올 7월이나 8월경 승인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진도군은 지난해 9월 15일, 진도군청 상황실에서 대주에너지(주), 연수기업(주)과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
대주에너지(주)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을 하는 업체로 나와 있다. 2018년부터 20년까지 3년간 진도항 배후지 신재생에너지단지(60,600㎡)에 200억원을 투자해 관련 시설을 하고, 50명을 고용한다고 협약했다.
연수기업(주)은 경북 포항시 남구에 있는 수산물 가공·유통업체로 2018년부터 3년간 진도항 배후지 팽목지구 수산물가공 유통단지(37,775㎡)에 100억원을 투자해 70명을 고용한다고 협약했다.
해당 부지 가계약한 회사 실소유주 따로 있나?
그런데 본지에서 관련 사실 확인을 위해 연수기업(주)(대표 임동수)에 전화를 걸었으나 전화를 받은 곳은 엉뚱하게도 ㈜성진풍력이라는 회사였다. 직원은 “여기가 연수기업도 맞는데 지금 대표님이 계시지 않는다. 사무실로는 출근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자가 “수산물 가공 유통 회사로 알고 있는데, 혹시 다른 곳에 사무실이 또 있느냐”고 묻자 담당직원은 “다른 곳에는 사무실이 없다. 연수기업 대표님 전화번호도 잘 모른다”고 답변했다.
연수기업(주)과 같은 전화번호를 쓰고 있는 ㈜성진풍력은 홈페이지에서 풍력 발전기를 운송하고 설치하는 전문 업체라고 소개하고 있다. 또한 풍력발전단지를 개발해 에너지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기업정보를 조회해 보니, 자본금 2억원의 성진물류(일반 화물자동차 운송업)도 운영하고 있었다.
수산물 가공·유통 회사가 왜 풍력단지개발과 특수운송을 주요사업으로 하고 있는 회사와 같은 대표전화를 쓰고 있는지는 별개로 하고, ‘연수기업’이라는 곳이 실체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혹이 일 수밖에 없다. 또한 진도군에서 추진하려 했던 ‘선분양’ 형태가 아닌 ‘현상태 분양’을 서두른 이유도 명확하게 밝혀져야 할 것이다. 미국 서부 골드러시처럼 말타고 달려가서 먼저 깃발만 꽂으면 자기땅이 되는 시대는 아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다음호에서 다룰 예정이다.
연수기업 주소지(포항시 남구 오천읍 냉천로)로 찾아가 사무실을 확인했으나 건물 어디에도 '연수기업' 간판은 보이지 않았다.
진도군, 선분양 사례 검토 후 ‘현상태 분양’으로 전환
진도항 수산물 가공·유통단지 분양 서두를 이유 있나?
지난해 9월, 진도군은 조기에 사업효과를 극대화하고 실질적인 수요자에게 적기에 토지를 공급한다는 목적으로 선분양 사례를 집중 검토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9월 20일, 진도군수와 관련 직원들이 전남도청 일자리정책실에 가서 전남도 투자유치담당관 등에게 자문을 구했다. 전남도에서는 ‘선분양이나 가계약 체결은 가능하나 준공 전에는 토지의 지번, 지적도가 없는 상태여서 계약의 효력이 불투명하고, 수의계약 매각은 법적인 절차를 탈피하고 적극 행정 추진시 가능할 것’이라는 모호한 답변을 내놓았다.
9월 22일, 진도군은 영광군 투자경제과에서 진도항개발사업소장 등 4명이 참석한 가운데, 영광군의 의견을 청취했다. 영광군 투자경제과장은 “대통령 지시사항으로 실시계획을 변경해 선분양을 추진했으나 가계약은 1건이고 선착공은 3개 업체로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무리한 선분양으로 과다 예산 소요, 부도처리와 지원금 미정산으로 다툼 중인 업체가 많고, 수시감사 대상이 되어 징계를 받거나 퇴직한 직원들이 발생해 근무를 꺼린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진도군은 이밖에도 목포시 대양일반산업단지와 영광군 대마일반산업단지 사례를 조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곳 모두 조성원가 선착순 분양을 한 곳이다.
진도항개발사업소는 사례조사 후에 ‘산업단지와 농공단지는 기반시설 추진 중 분양공고를 하는 선착순 분양으로 선분양 사례는 대통령 지시사항으로 추진한 영광군을 제외하면 극히 특별한 경우이고, 현상태 분양을 위해서는 진도항 배후지 개발계획 변경 승인을 득하여야 하며 기간은 5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보고했다.
또 사업소는 ‘현상태 분양이 가능토록 사업시행자 변경(진도군수⇒법인 또는 개인) 및 조성토지 공급‧처리계획을 변경하여 적극적인 민자유치와 기업유치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여러 조건이 충족돼야 분양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진도군은 불과 2개월여 후인 11월 6일, 경북 포항에 있는 연수기업(주)과 현상태 분양 가계약을 추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진도군 관계자는 “이번 가계약은 이봉수 투자유치자문관께서 노력해서 얻어진 결과”라면서 “가계약을 연장할지 본계약을 체결할지는 세부적인 변경안(진도항 배후지 개발계획)이 승인된 후에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13일, 진도군이 제출한 ‘진도항 배후지 개발계획변경(안)’에 대해 최종 변경 승인을 했다. 변경안의 주요 내용은 ‘개발구역의 지정목적 및 개발사업의 시행기간(변경), 재원조달계획 및 연도별 투자계획(변경)’이었다.
개발사업의 시행기간은 2012년 12월~2017년 12월까지였으나 2019년 12월로 연장되었다. 그 이유로는 순성토재 관련 소송으로 공사가 정지되어 사업기간이 연장된 사실과 사업 구역내 토지보상 추진 지연 등 두 가지를 들었다. 진도군은 올해 3월경 소송이 완료될 것으로 내다봤다. 토지보상 관련, 팽목지구 84필지 가운데 33필지, 서망지구 129필지 가운데 42필지에 대해서 보상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연도별 투자계획(변경)에서는 총사업비(432억원)는 변경 내역이 없으나 사업기간이 늘어나는 데 따르는 조정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