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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06년05월24일 00시00분 ]

국제결혼 비율 전남이 가장 높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결혼에서 국제결혼이 차지하는 비중은 13.6%로 100쌍 가운데 14쌍이 국제결혼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농어촌 남성은 지난해 10명 가운데 4명이 외국 여성을 아내로 맞았다. 또한 지난해 광역 시·도별 국제결혼 건수를 살펴보면 서울(1만4804건)이 가장 많았고, 경기(7317건)와 경북(2344건) 순이었지만, 국제결혼 비율을 비교하면 전남이 18.5%로 가장 높았다.
<2005년 출생 통계 잠정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 1명이 15∼49세의 가임기간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수인 합계출산율은 약 1.08명으로 전년의 1.16명에 비해 0.08명 줄었다. 이에 반해 현재 태어나는 신생아의 10명 가운데 3명이 국제결혼가정의 자녀인 혼혈 아동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에 따라 지난 4월 26일, '여성결혼 이민자 가족의 사회통합 지원대책'을 마련해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한국 국적이 없는 이주 외국여성(여성결혼이민자)이라 하더라도 미성년 자녀를 양육하는 경우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군 차원의 현실적인 지원책 없어”
진도군의 국제결혼가정은 현재 73가구며, 국적별로 보면, 중국(조선족) 26가구, 필리핀 20가구, 베트남 18가구, 일본 6가구, 몽골 2가구, 태국 1가구 순이다. 최근 한국과 농촌 환경이 비슷한 베트남 신부들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베트남 주부들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들 국제결혼가정의 자녀들은 130여 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5세 미만이 82명, 6세~12세가 42명, 13세~18세가 2명, 19세 이상이 4명으로 최근 5년 사이의 가파른 증가폭을 가늠할 수 있다. <제44회 진도군 통계연보>에 따르면, 연간 출생하는 아이는 224명으로 나타난 사실을 감안할 때 진도군 신생아 출생률에서 국제결혼가정 자녀들이 차지하는 비중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진도군청 주민복지과 여성정책계 윤길수 계장은 “국제결혼 중매사업은 주로 관내 이장단협의회에 추진하고 있고, 올해 전반기만 10여 쌍의 결혼이 성사되었다”며 “지금까지 특별한 지원책은 없었지만 올해 8월부터 시민단체와 협조해 국제결혼가정 주부들을 위한 한국어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 사회뿐만 아니라 진도군 내에서 급속도로 늘어가는 국제결혼가정과 외국인 주부, 그 자녀들에 대한 전반적인 실태조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구체적인 지원정책도 찾아볼 수 없는 형편이다.
더구나 한국어 프로그램은 진도사랑연대회의와 전교조 진도지부가 운영하고 있는 ‘한글문화학교’의 연장일 뿐, 국제결혼가정이 현실적으로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에 반해 정확한 실태조사를 마친 경상북도는 외국인 주부의 국제통화 비용을 전액 감면해 주거나 정액제를 신설하는 방안과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교양, 어학, 제빵 등 교육 프로그램에서 수강료를 전폭적으로 감면하기로 했다. 또 예천군은 시집온 동남아 여성들을 위해 3개월 과정의 한글교육과 음식, 전통예절 등 ‘국내적응 교육사업’을 하고 있고, 영천시는 지역 여성단체의 도움을 받아 외국인 주부들의 갈등을 상담해 주는 창구를 설치했고, 문경시는 2세 양육비 지원과 의료보호확대 등의 지원방안을 마련했다.
 
“국제결혼 지자체가 발 벗고 나선다…인구감소·농촌문제 해결 일거양득”
국제결혼 중매에도 지자체가 발을 벗고 나서고 있다. 경북 예천군은 지난해 예산 1억800만 원을 편성하고 ‘농촌총각 가정이루기 사업’을 전개해 농촌 총각 16명을 베트남 여성과 결혼을 주선했다. 전남 담양군은 최근 부군수 등이 직접 필리핀 카멜링시를 방문, 결혼추진 절차와 조건 등에 대한 협약을 맺었다. 담양군의 경우, 양측에서 결혼 희망자를 선발한 뒤 자기소개서 교환, 맞선 등을 거쳐 양국에서 합동결혼식을 갖는 방식이다.
국제결혼가정 자녀들에 대한 지원책도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전북도교육청은 혼혈학생 문제를 ‘역점사업’으로 정하고 전담팀을 구성했다.
장수군과 무주군 등의 초등학교에 재학하는 국제결혼가정의 아동이 해마다 배로 늘어나고 있어 서로 다른 피부색과 언어, 문화의 차이 등으로 문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 관리를 하겠다는 것이다.
대구시와 경북도청은 혼혈아동 200여 명에게 한글 수학 무료 방문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외국인 주부들에 대한 직업 창출도 눈에 띄는 정책이다. 담양군은 영어 생활권인 필리핀 여성들을 영어강사로 활용해 주민들과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현재 9명의 필리핀 주부가 14개 초등학교에서 생활영어를 가르친다. 교육 문제가 가장 심각했던 농촌 지역에서 교육의 질을 높이고, 외국인 주부들의 한국 생활 적응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나는 자랑스러운 진도인이다”
미국 프로풋볼(슈퍼볼)에서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은 영웅 하인즈 워드(29). 지난 4월 4일 고향인 한국을 방문한 그는 '인생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었던 순간은 언제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자라면서 혼혈이라고 놀림 받은 것 그리고 멸시를 당한 것을 극복하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 그러나 나보다는 어머니가 더 고생했다. 어머니가 그 누구의 도움 없이 저를 키워 주신 것은 감동적인 스토리라고 생각한다. 어머니가 나를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하시도록 생각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그리고 그는 한국 사람들이 결코 잊지 못할 한 마디를 남겼다. 
"나는 자랑스러운 한국인입니다"
그는 지금 한국 사람들에게도 자랑스런 영웅이다. 언론은 하인즈 워드와 관련된 기사를 쏟아내고 있고, 정치인들과 교육계에서는 그를 본받자고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하인즈 워드에 대한 열광의 뒷면에는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이 숨어 있다. 우리 사회에서 온갖 차별의 대명사가 바로 혼혈인이 아니었던가. 그런 가운데 하인즈 워드의 등장은 우리 사회에 인습에 경종을 울렸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인즈 워드가 분단이라는 특수한 역사적 배경에 의해 탄생한 혼혈 세대에 속한다면, 오늘의 국제결혼가정에서 탄생한 2세들의 문제는 자본주의, 또는 신자유주의의 세계화와 그에 따른 한국 사회의 양극화라는 복합적 환경에서 비롯되었다. 진도군의 국제결혼가정을 돌아봐도 대부분 농어업에 종사하고 있고, 현재 우리 농어업은 국가발전전략인 ‘수입대체산업’과 ‘수출지향적 산업’ 편향으로 인해 경쟁력 상실과 노동력 착취를 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책 부재와 무관심은 새로운 형태의 차별주의가 아닐 수 없다. 
국제결혼가정을 위한 지원책은 벌써부터 사회적으로 공론화되어 왔다. 외국인 주부들을 위한 사회적응 훈련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정책으로 우리나라 문화와 언어교육프로그램 제공, 부부교육 및 부모교육 프로그램 제공, 직업훈련 프로그램 제공, 지역사회봉사활동 참여 프로그램, 자조그룹 결성을 통한 수련회 프로그램, 회화교육 및 관광통역 안내자 능력개발을 위한 전문교육제공 등이 그것이다. 또 시민단체·교육기관과 협력해 취학 자녀들을 위한 ‘특별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진도에는 130여 명의 하인즈 워드와 70여 명의 김영희씨가 진도사람으로 살고 있다. 머지않아 이들은 자기 정체성에 대해 고민할 것이고, 저마다 결론을 내릴 것이다. 그리고 그때까지 진도를 어머니의 땅으로 사랑하는 진도의 하인즈 워드는 이렇게 고백할 것이다. “나는 자랑스러운 진도인입니다”
/김남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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