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제는 싸우는 것이요.
내일의 문제는 이기는 것이며
모든 날의 문제는 죽는 것이다.
오늘 아침 문득 문호 빅토르 위고의 말을 떠올려 본다.
삶을 투쟁에 비유한 말이다. 우리 주변엔 여러 종류의 싸움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때문에 싸움은 삶의 불가피한 속성이다.
첫째, 사람과 자연과의 싸움이다.
태풍, 홍수, 지진 등의 천재지변 앞에 인간은 속수무책, 하늘만 바라본다. 그러나 인간은 최상의 과학문명으로 자연을 이겨보려는 부단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오래 전에 본 어느 영화는 -참으로 영화다운 발상이었지만- 엄청난 태풍이 한차례 도시를 휩쓸고 간 후 다시 예고된 태풍을 인간이 살지 않는 바다로 끌어가기 위한 장비를 만들면서 자연을 이겨보려 안간힘 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스펙타클한 영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이것이 인간과 자연의 싸움이다.
다음은 인간과 인간의 싸움이다.
개인과 개인, 집단과 집단, 국가와 국가, 인종과 인종간의 싸움이다. 이 싸움에는 강한 자는 이기고 약한 자는 진다는 공식이 있다. 싸움은 이겨야 한다는 목적이 뚜렷하다. 승리 뒤에는 영광과 기쁨이 따르고 패배 뒤에는 수치와 고통이 따른다.
다음 나와 내가 싸우는 것이다. 이것이 가장 어려운 싸움이다. 남을 이기는 것보다 내가 나를 이기기가 더 어렵다.
즉, 선아와 악아, 성실아와 불성실아, 본능아와 양심아, 이상아와 현실아......
이렇듯 내 마음 속에 있는 두 자아의 싸움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어느 나(我)가 이기는가? 그것은 고독한 실존적 싸움이다.
여기서 빅토르 위고의 말을 떠올리며 장황한 설(舌)을 푼 것은 나와 내가 싸우는 고독한 실존적 싸움에서 이긴 어느 후보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어서이다.
5,31 지방 선거가 바짝 다가왔다. 우리 진도 좋은 진도 만들 인물은 <바로 나!!>라면서 선의의(?) 싸움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런 중에 어제는 무소속 김상현 군수 후보가 출마 포기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것은 신선한 뉴스거리였고 군민들은 술렁거렸다.
오랜 생각 끝에 군수 출마를 결심했을 그가, 다시 심사숙고 끝에 출마포기를 선언하기까지 얼마나 큰 갈등이 있었을까, 짐작해 봄직하다. 흔히 <go, stop>이라는 화투놀이에서의 ‘못 먹어도 고!’ 하는 속어가 있듯이, 이미 뽑은 칼 휘둘러보고라도 집어넣을 것 같았던 후보가 포기를 선언한 것이다. 그것은 자기와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긴 자의 용기다. 놀라운 결단이라고 박수를 보내며 반가워하는 쪽으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기자회견장에 갔던 대부분의 군민들은 ‘어려운 결심했군.’ ‘멋진 놈이야.’ 등의 말을 하며 회견장을 빠져 나갔다.
사실 군수 후보로 출사표를 던졌을 때 그를 바라보는 몇몇 유권자와 어르신들은, 젊은이의 패기와 배짱만으로 2%쯤 준비 덜된 싸움을 한다며 안타까워들 했었다.
지금이 아니라고 생각했을 때, 미련 없이 포기 할 줄 아는 용기를 보여 준 그가 오늘은 참으로 미덥다.
여기서 철학자 플라톤의 말을 덧붙인다.
<인간 최대의 승리는 내가 나를 이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