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주겠다는 기관에 사업계획서도 제출 안했다>
<6개월에 거쳐 군수에게 3번 건의 결과는 없었다>
진도군의 예산확보 의지를 의심하게 하는 일이 발생해 전체적인 행정 시스템 개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모 공공기관에서 진도군이 사업신청을 해올 경우 예산배정을 우선하겠다는 연락을 받고서도 6개월가량 사업계획서조차 제출하지 않은 일이 알려진 것이다.
공공기관에서 정식적인 절차를 통해 제안이 들어온 것이 아니라는 것이 진도군 관계자들의 안이함을 가져올 수도 있었으나 예산확보라는 것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과정이라고 볼 때 이번 진도군의 안이함은 비난을 받아 마땅할 것으로 보인다.
재정여건이 열악할 수밖에 없는 지방자치단체들은 예산확보에 사활을 다할 수밖에 없고 이를 '예산 전쟁'이라고 까지 표현한다.
오죽하면 일부 지자체들에서는 인구를 ‘뻥튀기’하면서까지 예산확보에 사활을 다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행정자치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주민등록 인구가 실제 거주 인구보다 10% 이상 많은 군 단위 지자체는 전체 81곳 중 16곳(19.6%)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열 곳 중 두 곳이 주민등록 인구를 ‘뻥튀기’한 셈이다. 신안군의 경우는 주민등록 인구가 실거주 인구보다 20% 가까이 많았다.
국가적으로 보면 지방재정 배분에 왜곡을 초래하는 나쁜 일이지만 내국세의 19.2%를 떼서 지자체별로 나눠주는 지방교부세를 더 확보하기 위한 지자체들의 노력의 일환이라고 보면 ‘예산전쟁’이라는 말이 짠하게 다가온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진도군은 예산을 주겠다고 먼저 손을 내민 공공기관에 사업계획서 한 장 제출하지 않은 것은 무능행정의 단면을 보여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일로 보여준 진도군의 무능행정보다 더 큰 문제는 시스템의 붕괴다.
공공기관의 예산확보를 위한 사업계획서 제출 요구는 이동진군수를 통해 세 번에 걸쳐 건의되었다.
매번 군수의 지시가 떨어질 때마다 관련부서에서는 문의가 이어졌고 그걸로 끝이었다.
후속조치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다시 군수에게 사업계획서 제출을 건의하면 또 다시 문의하고 또 다시 그걸로 끝이었던 것이다.
결국 이같은 과정만 6개월에 걸쳐 진행되었고 결론은 사업계획서 조차 제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예산확보의 노력이 부족하고 행정력이 무능하다는 것 보다 더욱 큰 손실은 해당 공공기관의 진도군에 대한 평가로 보인다.
예산을 주겠다고 사업계획을 달라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진도군을 공공기관은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과연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지자체라는 생각을 할 것인지 난감할 뿐이다.
진도읍 거주 J모씨(60세,남)는 “사업 발주만 되면 어디서든지 착공을 핑계로 행사를 여는 진도군 열정의 절반만이라도 예산확보에 신경 쓰면 좋겠다.”며 “사업계획서를 보내 100% 예산확보가 되지 않더라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 공직자의 본분이 아니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