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였는데 요즘 보면 하루도 아니고 시간단위로 세상이 변하는 것 같다.
특히, 지금의 농정(農政)을 보면 옛날과 비교하여 격세지감(隔世之感)이 느껴진다.
옛말에 “밥심으로 일한다“고 어른들께서 이야기 하였듯이 우리 국민의 주식은 분명 ”쌀“이다.
그러나 현대사회에 와서는 주식의 개념이 많이 바뀐 것 같다.
육류·생선·인스턴트식품 등 먹거리가 다양하여 매년 쌀 소비는 줄어들고 있다.
70~80년대 만해도 1년에 1인당 쌀 소비량이 100kg이 넘었는데 지금은 60kg밖에 안된다고 한다.
어렸을 때에는 쌀밥은 설과 같은 명절이나 제사 때에만 먹었던 기억이 난다.
고구마, 호박, 조 등으로 끼니를 때우던 어린 시절에는 정말 귀한 대접을 받았던 쌀이 지금은 푸대접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나만의 생각일까?
그리고 중, 고등학교 때만해도 벼 수확이 끝나면 TV에서「올해의 다수확왕」농업인을 선정하여 시상하였고 해마다 모내기 때와 수확 때에는 대통령이 현장에서 작업을 하시고 막걸리를 마시는 장면이 나왔었다.
그리고 쌀 자급자족을 이루었다고 쌀 막걸리를 만든다는 소식이 애주가들에게 빅뉴스가 되었던 때가 엊그제만 같은데 이제는 벼 재고량 감축을 위해 논에 벼를 심지 말아야 하는 때가 왔다.
농업기술의 발달로 미질도 좋고 다수확 품종이 보급되고 비료가 많이 생산되면서 해마다 면적당 수확량은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일부 농업인은 고품질 쌀 생산과는 동떨어지게 수확량을 올리기 위해 질소질 비료를 많이 사용하면서 미질은 떨어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올해 농정(農政)의 최대 현안은 논에 벼를 심지 않고 다른 작물을 심도록 하는 정책이 아닐까 싶다.
작년에 벼를 심었던 논에 벼를 심지 않고 사료작물이나 콩, 옥수수, 감자 등 타 작물을 심으면 ha당 3백만원씩 지급한다.
이제 우리 농업인도 “논에는 벼를 심어야 한다.”는 생각을 바꿔보자.
쌀 소비는 줄어드는데 생산은 늘어나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쌀 수급불안의 근본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그래서 쌀 생산을 줄이기 위해 과거에도 ‘쌀 생산 조정제’제도를 시행하여 논을 휴경하거나 다른 작물을 심으면 일정 수준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제도를 몇 년간 실시했던 기억이 난다.
올해부터 정부에서는 “쌀 적정생산 대책추진”을 위하여 논에 벼를 심지 않고 타 작물을 심는 정책을 장기적으로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각 지자체별로 일정면적 목표를 두고 각종 농정시책 평가시 반영하고 공공비축수매량 배정에도 반영할 계획이다.
우리 군에서도『쌀 적정생산 대책』을 추진하기 위하여 쌀 전업농 등 농업인 단체와 농어촌공사, 농협등과 대책반을 구성하여 간척지를 임차한 농업인에게는 계약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연장 해주고 임대료도 절감해 줄 계획이다.
그리고 들녘별경영체 단지를 중심으로 일정면적에 타 작물을 재배토록 적극 유도하고 농어촌공사에서도 간척지 임대 시 논에 타 작물을 재배하면 임대료를 80% 감면해 주는 등 벼 재배면적 줄이는데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그동안 벼를 생산하기 위해 열심히 일한 우리 논에도 쉬는 시간이나 다른 것을 볼 수 있는 여유를 주면 어떨까?
'쉬다'라는 뜻의 한자 '휴(休)'를 살펴보면 나무에 기대고 있는 사람의 모습이 보인다.
열심히 살다가 지쳤을 때,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모든 것을 멈추고 쉬고 싶을 때가 있다고 하는데 우리 논에도 그런 시간적인 여유를 주자.
모내기할 때 타작할 때 길 지나가는 나그네까지 불러서 챙기면서 막걸리 한잔 건넸던 인심, 더 나아가서 육자배기 한가락 선사하던 인심 넉넉했던 우리 부모님 세대에게는 참으로 ‘얼척’이 없는 말이지만 앞으로는 ‘풍년농사’, ‘황금들판’이라는 말은 먼 옛날의 말이 되지 않을까 싶어 왠지 마음이 허전하다.
그러나 언젠가는 풍년가는 아니더라도 쌀 막걸리 한잔 걸치고 “올해는 쌀값 걱정 없이 풍년농사 지었다”는 농업인의 소리를 들어보기를 기대해 보며 감히 “우리 논에도 쉬는 시간을 주자”는 주장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