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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16년11월10일 14시45분 ]


△ 10월 26일, 석탄재를 가득 실은 바지선이 팽목항 해상에 정박해 있다.


지난 10월 23~24일, 석탄재를 가득 실은 바지선(2,500톤급) 두 척이 차례로 팽목항 해상에 나타났다. 진도군은 이 석탄재를 팽목 남쪽 진도항 배후지 남투기장에 매립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하역 직전, 주민들과 시민단체의 강력한 항의로 바지선은 접안조차 하지 못했고, 가사도 인근을 배회하다 지난 11월 7일 경남 하동화력발전소로 회항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팽목항에 석탄재를 실은 바지선이 도착할 당시 진도군에서는 진도문화예술제, 서망꽃게축제, 전남생활체육대축전이 벌어져 온통 축제 분위기에 빠져 있었다.


그런 와중에서도 22일께 지역의 건설노동자들로부터 석탄재 하역 계획이 처음 알려지게 되었고, 철마광장에서 시국 관련 농성을 하고 있던 시민단체(진도투쟁본부)에서 긴급회의를 열어 적극 대응하기로 결정했다.


23일과 24일 석탄재를 선적한 바지선이 팽목항에 입항한 것을 확인한 시민단체 회원들은 마사마을과 팽목마을 주민들과 함께 진도항 개발 현장 사무소를 찾아가  “먼저 석탄재 바지선을 돌려보내고, 공식적인 사업설명회를 열어 타당한 이유를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진도군 관계자는 “더 준비해서 27일 사업설명회를 열겠다”고 했으나 열리지 않았고, 다시 31일 설명회를 열겠다고 통보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석탄재 몰래 하역 계획이 주민들에게 발각된 이후, 진도군은 우왕좌왕하며 바지선 회항조치를 했으나 바지선박은 날씨를 핑계로 팽목항 인근에 머물러 있었다. 여론이 잠잠해지면 바로 하역을 할 것처럼 포장도 걷어낸 채였다.


주민들은 “항만청과 해경에  바지선 때문에 어업에 지장이 있고 사고 위험성이 높다”며 민원을 제기했고, 10월 25일 시민단체에서는 진도 팽목항 석탄재 매립 저지대책위(준)를 구성하고 첫 번째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갔다. 


대책위는 성명서에서 “청정 진도 오염시키는 석탄재 폐기물 하역 시도 즉시 중단하라, 진도항 배후지 매립에 석탄재 폐기물 대신 진도 토사를 활용하라, 진도군민 몰래 석탄재 폐기물 반입 시도하는 진도군과·시행업체는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주민들은 팽목·서망·십일시 마을에 현수막을 걸고, ‘석탄재 폐기물 팽목 매립을 결정한 진도군수의 사과와 퇴진’을 요구했다.


이에 진도군은 현수막이 불법이라며 철거하거나 훼손을 시도했으며, 면사무소 공무원들과 인맥을 동원해 회유와 협박을 하기도 했다. 심지어는 페이스북에 관련 내용을 올린 주민에게 글을 삭제하지 않으면 형사고발조치를 할 수 있다며 밤중에까지 전화로 위협을 가하기도 했는데, 그 내용을 확인해 본 결과 진도군에서 정보공개한 자료임이 밝혀져 담당 공무원이 사과하기도 했다.


△ 10월 27일, 팽목 진도항 배후지 개발사업 조감도에 석탄재 매립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하지만 이 현수막은 설치한 지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사라져 버렸다. 주민들에 따르면 현장 사무실에서 나온 직원들이 현수막을 철거해 갔다고 했다.


진도군은 10월 27일 군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석탄재 게시글 관련 답변’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진도 토사를 쓰기 위해 1년 동안 노력했으나 끝내 토취장을 확보하지 못한 이유와 석탄재가 환경과 인체에 무해한 친환경적 재료이기 때문에 선택했다는 내용이었다.


대책위는 반박글을 지속적으로 올리며 석탄재 매립의 부당성을 알려나갔고, 10월 31일 진도군청 앞에서 마사·팽목마을 대표와 함께 기자회견을 가졌다. 대책위는 성명서에서 “진도 이미지를 한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는 폐기물 매립 결정을 하면서 주민반발을 충분히 예측했음에도 단 한 번도 주민설명회를 개최하지 않고 독단으로 결정했다”며, “부실한 설계와 무리한 공사발주로 석탄재 폐기물을 매립하려는 진도군수는 사과하고 일체의 폐기물 매립 행위를 중단하라, 진도항개발사업소장은 석탄재 폐기물 적재 선박을 회항시키고 진도군 토사 매립으로 설계 변경하라, 부실한 설계와 석탄재 폐기물 매립 결정을 감시 견제하지 못한 진도군의회 의원들은 각성하고 석탄재 폐기물 매립 공사를 결사 저지하라”고 요구했다.


기자회견 이후, 전남 지역의 주요 방송과 신문에 관련 내용이 보도되었고, 석탄재 반입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이 확산되었다.


이러한 상황을 의식한 탓이었는지 11월 1일 향토문화회관에서 있었던 ‘군민의 날’ 행사에서 이동진 군수는 기념사에 앞서 “석탄재는 태워버리기 때문에 해가 없다고 판단했고, 타지역에서 사용한 사례가 있고 토사에 비해 경제적이라고 판단했다”며 “의원들한테는 보고했는데, 환경단체나 주민들에게 의견을 못 구한 건 사실이다.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다면 돈이 들더라도 면밀하게 조사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개인적 소견으로는 비싸더라도 흙으로 하는 게 좋겠다. 환경 걱정하는 분들의 의견을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서로 소통하고 의논을 해서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잘못을 우회적으로 시인하며 재검토하겠다고 표명한 것이다. 


대책위는 행사장 밖에서 ‘석탄재 폐기물 매립하려는 진도군수 규탄한다’는 내용의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전단을 배포하며 반대 활동을 이어나갔다. 진도군이 석탄재 매립 계획을 철회하기 전까지는 저지 활동의 범위와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이동진군수는 11월 5일 임회면어르신위안잔치에 참석해서 “석탄재가 우리에게 무해한 거라고 판단하지만, 이렇게 반대가 심하니까 다시 검토해 보려고 한다”며 “이장님들도 수고스럽겠지만 가까운 곳(해남)에서 크게 하고 있다니까 한 번 가서 보시기 바란다”고 제안했다. 반대 목소리가 크니 재검토하겠지만, 포기가 아니라 유무해성과 경제성을 따져보고 좋으면 다시 추진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그런데 11월 6일, 팽목항 둘레를 배회하던 석탄재 적재 바지선이 남동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다음날 오전 11시 30분경 하동화력발전소 부두에 입항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곧이어 진도군에서 진도 토사 활용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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