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3일, 폭염 속에서 제33회 임회면민 한마당잔치가 열렸다. 행사가 축소되어 행진이나 공연 같은 프로그램 등이 취소되었지만, 개회식에 앞서 행사장을 쿵쿵 울리며 북춤을 추는 사람들이 있었다. 임회를 중심으로 30~50대의 여성들로 구성된 진도문화예술연구회 퓨전난타팀이었다.
이들은 지난 5월부터 십일시마을도서관에서 진도 문화계에서는 사뭇 생경한 ‘퓨전난타’를 익히고 있다.
매주 금요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도서관은 현대음악과 우리가락이 뒤섞여 신명나게 들썩거린다.
공연 제안이 들어왔을 때는 모두들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배운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공연을 한다는 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가장 더운 여름날에 운동장 한복판에서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난타를 한다는 것은 팀원 누구에게나 끔찍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킬 만했다.
하지만 몇 차례 토론 끝에 이들은 재능기부라 생각하고 공연을 하기로 뜻을 모았다. 난타를 지도하는 임봉금 강사도 회원들을 독려하며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이런 팀은 처음이랄까요? 이렇게 잘 따라하는 사람들은 여기 진도여자들 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조금만 열심히 하면 충분히 공연이 가능할 정도로 기본이 돼 있는 거죠. 지금처럼만 하면 할 수 있다니까요!”
회원들은 일주일에 두 번으로 연습시간을 보강했고, 행사 전날까지 연습이 이어졌다. 직장이나 가정일 때문에 연습에 참여하지 못한 회원들은 쉬는 날에 따로 모여 땀을 흘리기도 했다. 행사가 다가오면서 자신감이 떨어지는 회원들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서로를 격려하며 공연에서 선보일 세 가지 작품을 완성해나갔다.
그리고 우려하고 기대했던 시간이 다가왔다. 아침부터 폭염은 북가죽을 달구고 있었다. 진도국악고 운동장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드디어 첫 곡이 울리고 북의 난장이 시작되었다. 행사장은 금세 박수와 추임새로 일렁거렸다. 마지막 뱃노래가 끝날 때까지 청반바지에 흰옷을 입은 북의 여신들이 신명의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임회한마당 축제는 이렇게 시작되었고, 화합과 상생의 분위기 속에서 무탈하게 마무리되었다.
진도문화예술연구회 난타팀은 금요일 7시면 어김없이 십일시마을도서관에서 북을 친다. 농어촌희망재단에서 주관하고 진도문화원에서 주최하는 ‘신나는 퓨전난타’ 프로그램은 올해 12월로 끝나지만, 모임은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다. 지금 배우고 있는 팀이 전문적인 수준이 될 때까지 실력을 끌어올리고, 내년부터는 초급반도 운영할 예정이다. 벌써 입소문이 나서 난타를 배우고자 하는 주민들의 문의가 많기 때문이다.
모임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있다. 갑작스런 공연을 준비하기 위해 외상으로 가져온 북값을 해결해야 하고, 재능기부 공연이라도 의상이 필요한데 아직은 여력이 없다. 또한 진도민속예술과도 융합할 지점을 찾아야 한다.
퓨전은 서로 다른 장르가 결합해 새로운 형태의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개념이고, 난타는 타악 안에서 개성과 개방적 퍼포먼스를 상징하는 용어다. 퓨전난타는 음악과 행위로 개성을 극대화하는 과정을 통해 융합을 이루어내고자 한다.
퓨전난타와 진도북춤놀이가 만나고, 퓨전난타와 진도소리가 만나면 새롭고 즐거운 놀이문화가 탄생할 것이다. 정체되어 있는 듯한 진도 민속문화에 퓨전난타 회원들의 순수한 역할이 주목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