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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16년08월29일 18시28분 ]

‘군단위 LPG배관망 지원사업’은 열악한 지리적 여건으로 과도한 투자비에 따른 낮은 사업성 등으로 도시가스(LNG) 공급이 어려운 일부 도서산간 군지역을 대상으로 시행되고 있다. 
 

이 사업은 계획 초기에 정부부담율이 70%, 지자체가 20%, 자부담이 10%였다. 하지만 먼저 추진되던 ‘마을단위 LPG 배관망 사업’에 대한 지원이 늘어났다는 이유로 정부는 이 사업에서 정부부담율을 50%로 낮춘 반면, 지자체 부담과 자부담을 50%로 늘렸다.
 

이는 국가에서 해야 할 도시가스(LNG) 공급을 대체 에너지를 핑계로 지자체에 떠맡긴 상황이다.
 

진도군은 1년 세수가 70억여 원, 세외 수입이 80억 정도로 전국 지자체 가운데 재정자립도에서 전국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진도군과 군민들은 100억이 넘는 예산을 이번 사업에 투입해야 한다. 진도군 1년 세수보다 많은 금액을 읍권 LPG 공급 사업에 올인해야 하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판단하면, 한국전력이 전기를 팔기 위해 전력설비를 하듯 가스공급업체에서 가스를 팔기 위해서는 배관망 등의 설비를 하는 게 맞다. 그런데 LPG 배관망 사업에서는 ‘LPG 단가’를 낮춘다는 이유로 정부와 지자체가 90%를 부담하고, 소비자가 10%를 부담하게 된다. 이른바 도입비용에 대한 수요자부담 원칙이다.   
 

현재 아파트 LPG 집단공급 시설은 소비자가 내는 가스요금에 기본설비와 탱크설치비용이 포함돼 있다. 이에 비해 설비비의 100%를 정부와 지자체․소비자가 부담하는 군단위 LPG 배관망 사업은 당연히 가스 공급 단가가 쌀 수밖에 없다. 연료가 LPG이기 때문에 싼 것이 아니라 설비에 따른 비용을 수요자가 미리 부담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연료비가 절감되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두 가지다. 지리적으로, 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있는 농어촌 지역에 도시가스 수준의 에너지를 공급한다며 정부가 내놓은 정책은 설비비의 절반 이상을 수요자인 주민들이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진도에서 단일 사업 100억 자부담은 역사적인 사건이기도 하다. 수요자 부담을 정부가 주는 혜택이라며 호도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또 하나는 왜 LNG가 아닌 LPG인가다. 도시가스(LNG) 공급이 전국적으로 75%에 육박하면서 LPG공급업체들이 파산위기를 겪고 있던 상황에서 보면, 경제논리로 봐도 이해하기 어렵다. 도시에서 LNG와 경쟁이 되지 않는 LPG방식이 농촌에서는 모든 면에서 우위에 있다는 것은 전문 연구기관의 연구 결과라 할지라도 의문이 있을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LNG라 해서 도시가스 주배관망을 연장해 진도까지 끌어오는 게 아니다. 진도에 기지 저장소를 두고 탱크로리 방식으로도 공급이 가능하다. 2013년 한국가스공사 가스원료 도매공급 가격을 보면, 단위 열량당 원료비를 비교할 때 LNG 원료비는 LPG 원료비의 76% 수준이다. 다만 소형탱크 방식으로 했을 때, 설비투자비가 LPG보다 조금 더 든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예를 들면, 50세대 마을에 LPG 소형탱크를 설치하면 총투자비가 3.05억원이 드는데 비해, LNG 소형탱크를 설치하면 3.33억원이 소요된다. 이는 소형 LPG 저장탱크 공급 사업시 적용되는 액화석유가스의안전관리및사업법(액법)에 비해 LNG가 안전관리수준이 현격하게 높기 때문인데, 소형 LNG 저장탱크 설비에 대해 액법 수준으로 법을 완화하면 설치비도 그만큼 감소하게 된다.
 

반면, LPG 배관망 사업은 현재 시범사업 단계이기 때문에 설치하는 지역이  늘고 설비규모가 커짐에 따라 안전관리수준도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설치와 관리비용이 지금의 LNG만큼 증가하게 되면, LPG 단가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진도군과 한국LPG배관망사업단에서 말하는 LPG 공급단가는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인지 한국LPG배관망사업단에서 내놓은 ‘군단위 LPG배관망 구축사업 설명자료’를 보면, LNG방식에 대한 분석이 거의 없다. 다만 2015년 산업연구원에서 내놓은 ‘도시가스 미공급 지역에 대한 가스공급 방식별 경제성 분석 결과, LPG 탱크 방식이 가장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는 내용만 소개되어 있다.
 

그런데 지난 2014년 정부가 LNG탱크로리 공급 확대를 추진하자 LPG업계 주요 단체들이 한국가스공사에 몰려가 항의한 일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부가 LNG 탱크로리 보급을 확대하면 LPG산업이 붕괴한다는 주장이었다. 그들은 LPG 방식이 LNG 방식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높다면서도 정부가 도시가스 탱크로리 보급을 확대하면 LPG가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는 엉뚱한 논리를 폈다. 그 동안 LPG 업계들이 내놓은 장밋빛 지표들을 의심케 하는 대목인 것이다.
 

LNG업계와 LPG업계의 힘겨루기에 12개 산간 도서지역만 시험용 먹잇감으로 전락하지 않았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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