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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14년10월01일 09시48분 ]

사랑하고 존경하는 진도군민 여러분,

우리는 먼저, 4.16 세월호 대참사가 일어난 지 169일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실종자들이 하루라도 빨리 가족의 품으로 어서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랍니다. 아울러 마른하늘의 날벼락 격으로 하루아침에 생때같은 아들딸과 사랑하는 가족을 잃어버린 희생자 가족들의 아픔도 기억합니다.  

역사적으로 우리 진도는 나라가 역경에 처할 때면 분연히 일어서서 함께 싸워 지켜낸 훌륭한 전통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 전통이 오늘에 이어져 지난 4.16 대참사 이후, 진도군 공무원들과 종교단체, 여성단체 등 많은 군민들이 참사의 수습과 희생자·실종자 가족들을 위해 온몸으로 지원해왔습니다.

특히 참사 당일 침몰하는 세월호로 달려가 해경의 엉터리 같은 접근 금지 명령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배에서 탈출한 학생들과 일반인을 구출한 관매도, 거차도 어민들이 계십니다.
 
그분들은 배 안에 갇혀 원통하게 죽어간 사람들 생각에 애타 했고,  거차도 할머니들께서는 아직도 사고 해역만 보면 쉬느니 한숨이요, 흘리느니 눈물바람입니다. 그 동안 참사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유명을 달리 하신 잠수사, 소방관, 경찰관도 계십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도 참사 현장에서, 팽목항에서, 실내체육관에서 헌신하고 계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진도군민 여러분,

희생자 실종자·유가족들께서는 이런 과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십니다. 그래서 그 분들은 진도 군민들한테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한없이 미안해하고 계십니다. 그러면서도 실종자 가족들은 딸, 아들, 남편, 아내, 조카가 아직도 깊은 바다 속에 갇혀있기에 살아도 사는 것 같지 않은 세월을 보내고 계십니다. 실종자 가족과 우리 군민 모두 이렇게 오래 걸릴 줄은 아무도 몰랐습니다. 한 두 달도 아니고 무려 반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수습이 더디기만 하니 그저 암담할 뿐입니다.

이렇듯 일이 지지부진 장기화되면서 실내체육관 문제가 간헐적으로 불거지더니, 급기야 지난 9월 25일에는 참으로 애석한 일이 발생하고야 말았습니다. 이에 대해 우리는 정부의 잘못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범군민대책위원회가 수차례 정부를 찾아가 진도군의 피해 회복과 지원, 진도 체육관 문제의 대안 마련을 촉구하였음에도 정부는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실종자 수색, 진도체육관 문제의 해결을 비롯한 사고의 수습은 정부의 책임이지 군민들과 실종자 가족의 책임이 아닌데도, 정부는 뒷짐만 지고 피해자 간의 갈등을 부채질 했습니다.

정부가 얼마나 무능했으면 답답함을 참지 못한 군민들이 자식 잃은 고통으로 신음하고 있는 실종자 가족을 찾아가 체육관을 비워달라고 했겠습니까? 우리 군민 모두 정부의 통렬한 반성과 책임 있는 해결을 촉구합시다!

진도는 예로부터 의(義)를 숭상해왔습니다. 의(義) 앞에서는 이(利)를 취하지도 논하지도 말라고 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우주이고 하늘입니다. 그런데 한 두 사람도 아니고 수백 명이 수장당해 처참하게 죽어갔습니다. 아직도 아홉 가족 열 분의 주검은 수습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 아시다시피, 이 시간에도 실종자의 가족들은 하루하루, 매 순간 피 말리는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 분들이 머물러 왔던 공간을 비워달라고 하는 것은 어쩌면 사랑하는 자식들과 가족들의 인연을 끊어버리라고 강요하는 대못질은 아닐까요? 당신들께서도 언젠가는 체육관을 떠나야한다는 것을 알고 계십니다. 허나, 지금은 아닙니다. 기다려 드립시다.
 
가슴 아프게도 그분들의 소원은 유가족이 되는 것이랍니다. 자식이, 조카가, 아내가, 남편이 뼈마디만이라도 남아서 돌아오길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  이런 피눈물 나는 소원이 세상천지에 또 어디 있단 말입니까?  
 

사랑하고 존경하는 진도군민 여러분,

우리 진도군민들이 그동안 참사의 수습을 위해 헌신해왔다는 것은 우리나라 국민이면 모두 다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열 분의 실종자 중 마지막 한 분까지 다 돌아오는 날까지 우리는 그 가족들을 보듬어 드려야 합니다. 그리고 이 엄청난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것이 투명해질 때까지 다 함께 힘을 모읍시다. 그리고  관계당국에 이렇게 요구합시다.
 

첫째, 정부 당국은 실종자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모든 정보를 공개하라!
둘째, 진도군과 전남도는 실종자 가족이 안심하고 머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라!
셋째, 정부는 세월호 참사의 또 다른 피해자인 우리 군민에 대한 지원을 책임 있게 해라!
넷째, 국회는 수사권, 기소권을 포함한 세월호 특별법을 즉각 제정하라!
                           

2014년 10월 1일


진도군 민주시민단체

(건설기계노조진도군지회, 전교조진도지회, 진도교육희망연대, 진도군농민회, 진도사랑연대회의)


※이후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모든 논의와 대응을  진도군 범군민대책위원회와 함께 할 것을 제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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