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은 올해 다시 송전철탑 건설사업을 추진하면서 진도군과 주민들에게 “이 사업은 오래 전부터 진도와 해남에 필요한 전력을 보강하기 위해 계획된 사업이며 제주도 전력과 관련이 없다”고 밝혀왔다.
이는 지난 11월 22일 해남 우수영 유스호스텔에서 있었던 해남 지역 설명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한전 관계자는 사업시행계획을 설명하면서 “이 사업 목적이 해남지역 전력계통 보강과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라고만 말했다.
이에 대해 진사련이 제주도 전력 관련성을 지적하자 한전 직원은 그때서야 “제주도와 약간 관련이 있다. 반대하는 분들의 질문은 더 이상 받지 않겠다”며 신경질을 부리기도 했다.
△ 한전 내부 문건에도 나와 있듯 이 사업은 제주도로 가는 ‘넘버2HVDC(해저케이블)’과 연계된 사업임이 분명하다
한전은 3년 전 임회 동령개-군내 분토 변전소 구간 지중화 사업시 군내에서 화원간 송전철탑 사업은 백지화하기로 약속했다. 기존 설비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설명이었다. 한전은 2011년, 진도군·한전·대책위 등이 참여한 제주도 송전선로 사업 관련 공식회의에서도 수차례 “지중선로 외에 추가 설비하지 않겠다”고 확약했다.
그런데 진도-제주간 송전선로 설비를 완료하고 송전 시험을 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결함이 발생했다고 전해진다. 결국 한전은 군내변전소-화원분기점 구간의 기존 설비만으로는 전력 양방향 송전에 문제가 있어 다시 화원-군내 송전철탑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한전은 주민 대책위는 물론 진도군, 국회의원과의 공식적인 협의도 손바닥 뒤집기처럼 쉽게 부정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고, 국가 기간사업을 빌미로 부실덩어리 공사를 졸속으로 강행하고 있다.
육지부의 평균 전력 예비율은 10% 안팎인데 비해 제주도 전력 예비율은 30%가 넘어 자체 설비만 증설해도 문제가 없다. 그럼에도 제주도에 6천억 원을 쏟아부어 해저케이블을 설치하고, 그것도 모자라 한전은 2015년까지 진도-제주간 ‘#3HVDC’를 설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원전의 불안전성과 전력낭비로 국가 전체가 ‘블랙아웃’ 위기에 처한 현실에서 볼 때, 제주도 전력 예비율 50~100%가 확실시되는 #2HVDC~#3HVDC 사업은 목적 자체에 의혹을 갖게 될 수밖에 없다.
전력 설비를 늘리면 늘릴수록 가공선로 설치 회사와 전력케이블 생산 기업의 수익은 보장되겠지만, 그만큼 국민들의 전기요금 부담은 가중될 것이다.
한전이 이 사업 목적을 애써 숨기려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진도-제주 간 송전선로 건설사업 당시 ‘해저케이블 공법의 불완전성, 육지부의 3배가 넘는 제주도 전력 예비율로 인한 전력 낭비, 기존 내연발전소 및 신재생에너지 풍력·조력발전소 추가 건설로 제주도 내 전력설비 과잉’ 등의 문제가 제기되었고, 이에 대해 한전은 ‘제주도 내 LNG 도시가스 및 전력공급 추진계획’을 통해 #2HVDC(해저케이블) 설치시 양방향 송전이 가능하도록 설비를 구축하는 안을 내놓았다. 육지부에서 해남-진도를 통해 제주도로 보내는 전력의 여분과 제주도 내에서 생산하게 될 전력을 다시 육지부로 송전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