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12일 국립남도국악원 특별 송년공연에 있었던 이동진 군수의 처신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남도 풍류의 숨결로 새해 새 희망’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공연은 ‘지역 대표 공연단체 간의 유기적인 협력과 교류를 통해 지역문화예술 창달에 기여하기 위해 국립남도국악원, 전남도립국악단, 진도군립민속예술단이 합동으로 마련한 송년 기획공연’이었다.
다소 날씨가 쌀쌀했지만 많은 군민들이 공연을 보러 왔다. 주최측에서 정성 들여 준비한 공연도 소문처럼 수준이 높았고 관객들도 박수를 치며 흥겨워했다.
그런데 공연 무대의 열기와는 달리 1층 중앙 상단 쪽 객석 20여 석이 통째로 비어 있어 횡해 보였다. 공연 시작 전부터 일반인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기관 직원으로 보이는 두 사람이 양쪽 끝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들은 공연 중에도 계속 특별한 귀빈을 기다리는 것처럼 서로 연락을 취하며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이 거의 끝날 때쯤, 뒤쪽 출입구가 어수선해지더니 드디어 ‘귀빈’이 나타났다. 이동진 진도군수였다.
그때까지 자리를 지키던 직원들은 급하게 일어나 군수에게 자리를 안내했다. 이 군수는 수행원으로 보이는 서너 명과 함께 그날의 ‘VIP석’에 앉았다. 그리고 군청 홍보계 직원이 이 군수를 향해 쉴새없이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관객들은 이러한 모습에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공영장 규칙상 일반 관객들은 객석에서 카메라를 사용할 수 없다. 이러한 내용을 모르는 관객이 카메라를 꺼내기라도 하면 공연장 안내원들이 달려와 제지한다. 이날 공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 군수는 달랐다. 공연 무대도 아닌 객석에 앉아 있는 자신을 연방 찍고 있었다.
이날 공연 가운데는 진도군립예술단에서 준비한 <진도씻김굿> 중 ‘길닦음’이 있었다. ‘길닦음’은 망자의 넋이 극락으로 가는 길을 흰 천으로 깔아 넋 당석으로 그 위를 왔다갔다 닦으며 무가를 부르는 형식이다. 이때 극락으로 가는 망자에게 요긴하게 쓰라고 흰 천 위에 노자돈을 놓는 것은 산자들의 마지막 인사이며 산 사람들의 기대와 염원을 표현하는 기도라고 한다.
어느 해보다도 다난했던 한해를 보내는 군민들의 마음에는 무거운 걱정이 드리워져 있을 것이다. 군민들의 마음을 씻겨줄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이 군수가 혜안을 가진 지도자라면, 새해에는 권위와 특권의 모습을 버리고 군민 속으로 보다 더 가깝게 다가서야 한다. 씻김을 바라는 군민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고, 군민들의 고단함을 달래주는 씻김 행정을 펼쳐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