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탈사이트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블로그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진도군이 2천6백만원을 투입했다.
더욱이 그 모든 예산이 용역비, 즉 제작비라고 한다.
컴퓨터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이들은 진도군이 2천6백만원을 투입해 만든 블로그가 모든 면에서 포탈사이트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블로그보다 못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포탈사이트에 비해 접속자 수도 적을 수밖에 없고 검색도 용이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포탈사이트에서 당연히 자사의 블러그의 검색을 용이하게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상식일 수밖에 없다.
군 관계자도 이런 주장에 동의하는 것으로 보인다.
2천6백만원이 투입된 블로그가 무료인 포탈사이트 블로그보다 좋은 점 한 가지만 말해달라는 질문에 묵묵부답이다.
제작을 담당했던 업체의 명함을 확인해 보았다.
블로그를 제작할 수 있는 자격업체는 분명했으나 명함에는 주 업무가 엔지리어닝, 건축사무소로 되어 있었다.
누군가가 명함에 볼펜으로 블로그 제작, GIS사업이라고 수기로 적어둔 것이 보였다.
명함에 업체가 하는 모든 사업들을 일일히 적을 필요는 없겠지만 2천6백만원의 용역계약을 체결하는 회사가 담당자에게 그런 명함을 준다는 것이 예의 없이 보였다.
누가 이 일을 기획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취재 과정에서 담당자가 건의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혹시 담당자가 기획하고 추진했다면 이는 마땅히 인사 조치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컴퓨터의 전문 인력으로 구분되는 담당자가 이런 일을 기획했다면 이는 문책이 당연하다 할 것이다.
진도군의회의 행위도 이상하기는 마찬가지다.
아무리 의원들이 컴퓨터에 대해 문외한 이라 해도 예산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군 관계자가 아닌 컴퓨터에 능한 일반 군민의 의견을 한 번이라도 들었다면 도저히 승인해 줄 수 없는 예산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취재 중 이상한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부적절한 예산이다"고 모 군민이 의원에게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의원들이 컴퓨터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어 승인했다는 것이다.
의원이라고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최소한 부적절한 예산이라는 지적이 있었다면 이에 대해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했을 것이다.
이번 블로그 제작 예산은 그 액수의 많고 적음, 혹은 효율성의 문제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누가 어떤 의도를 이를 기획했으며 군의회는 모든 의원이 컴맹이라서 이를 승인해 주었을까 하는 것이다.
군 공무원들이 사업을 기획하면서 당초 의도와 다르게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
그러나 아예 효과가 없을 것을 알면서 어떤 불순한 의도로 이를 기획하고 동조했다면 이는 군민들에게 죄를 짓는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