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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11년11월22일 00시00분 ]

“아무려면 손맛만 하겠냐?”

늦은 여름부터 애타하면서 김장준비에 애쓰는 엄마의 넋두리이다.

비 많이 와서  고추 값이 걱정이요, 소금도 비싸, 새우젓도 비싸 큰일이라면서...

장터 열리는 곳마다 다니시며 준비하는걸 보며 “애쓰고 하지 말라고, 안되면 사먹으면 되지 뭐하러 신경쓰냐” 투덜거리는 자식들에게...

겨울에 김치 없으면 안된단다.

자식이 넷이니 네 집 김치 담궈야 하는데, 맛있게 먹어주는 그 모습 보는 재미에 힘들다 힘들다 하시면서도 안하면 큰일날것처럼 아주 열심이시다.

아들이, 손주가  당신이 담근 김치가 아니면 밥을 안 먹는다는 그 한마디에.

올해도 여전히 마늘 까고, 파 다듬고 하시면서 배추 절이는 것만 안 해도 어디냐고 하신다.

해마다. 배추사서 직접 절이고 씻고 하셨는데, 자식들 우격다짐으로 작년부터는 절임배추를 주문해 김장을 하신다.

배추로 사서 할 때는 신경 쓰지 않았는데.

절임배추를 이용하게 되면서 내 고향 진도에서 직접 구입 할 수 있으니 좋고, 서너집 진도배추 소개도 하면서 작은 기쁨도 맛볼 수 있어서 좋다.

결혼한 지 이십여년을 훌쩍 넘어섰지만, 아직까지 김장한번 내 손으로 직접 해보질 않고...

친정에서 시댁에서 담아주면 넘치게 많아..마냥 부자 된 기분이었는데.

점차 기력이 딸린다고 걱정하는 엄마를 보면서 이제는 슬슬 걱정이 된다.

배워서 한번 담궈볼 생각은 않고 사먹는 것도 능력이라는 신랑 말만 믿고 있으니.

친정엄마들에게는 한 걱정 더 얹어주는 셈이 된다.

쌀쌀해진 날씨 때문에, 주부들에겐 더욱 바빠지는 마음이다.

지나치며 하는 인사가 "김장했어요?" 이다.

시장 야채가게 앞에 산더미처럼 쌓여진 배추며, 무우들을 보며 지나다닐 때도, 나한곤 상관없는 일인냥 지나치곤 했는데, 이제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 건 나이가 들었다는 건가보다.

매년 김장한다고 하는 날도, 그냥 손님처럼 차곡차곡 담아놓은 김치만 가져오곤 했는데 올 김장때는 아침 일찍 서둘러 가 함께해볼 생각이다.

그런다고 해도 겨우 다 해놓은 양념 버무리는 정도일 테지만.

"김장 맛있게 담그는 법"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버무림은 일도 아니다.

직전 준비해야할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양념은 또 왜 이리 많은지..

메모지에 하나하나 적으면서도 마치 김장을 한 것처럼 어께 뻐근해지며 한숨이 나온다.

양념 빠뜨린 것 없나 전화해보니.. 다 되었으니 아침 일찍 오란다.

"손 대중 손맛으로 하는거지"..하면서...

그 긴 세월 자식들을 향한 애틋함과 사랑이 담겨진 그 손맛의 깊이를 우리는 언제쯤이나 깨달을 수 있을 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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