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하는 사람이 한명도 없다.
너무 무능력하다.
군민들이 진도군 공무원을 평가할 때 스스럼없이 쓰고 있는 말이다.
직접 업무적으로 부딪쳐 보지 못한 군민들도 마치 당연한 듯, 유행처럼 말하고 있다.
“무능하다”고 “일을 안 한다”고.
과연 진도군의 미래를 중추적으로 이끌고 있는 500여 진도군 공직자가 그렇게 무능한 것일까?
낭중지추 (囊中之錐)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전국시대 말, 진나라의 공격을 받은 조나라는 초나라에 원조를 청하기로 했다.
조나라 혜문왕의 동생이자 재상인 평원군은 초나라에 원조를 청하기 위한 수행원을 선발했다.
이때 평원군의 식객으로 있던 모수가 수행원을 자원했고 평원군은 3년 동안 자신의 집에 식객으로 있으면서 능력을 보이지 못한 모수를 향해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숨어있어도 주머니 속의 송곳처럼 남의 눈에 드러나는 법인데...내 집에 있는 3년 동안 단 한 번도 재주를 보인 적이 없지 않은가”라고 물었다.
모수는 “그것은 나리께서 여태까지 저를 한 번도 주머니 속에 넣어주지 않으셨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주머니 속에 넣어 주신다면 송곳 끝뿐 아니라 자루까지 드러내 보이겠습니다.”고 말했다.
평원군은 모수를 수행원으로 뽑았고 그의 활약 덕분에 성대한 대접은 물론, 초왕에게 원조를 하겠다는 승낙을 얻어냈다는 고사성어다.
고사성어는 과거의 사건뿐 아니라 현재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
이유야 어찌되든 군민들에게 군 공무원들이 무능하게 평가되는 것은 진도의 미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다.
공무원들의 입장에서 억울한 일인지 모르겠으나 군민들이 그 조직이 무능하다는 평가를 내렸다면 그 책임 역시 평가 받는 조직에 있을 것이다.
본사는 진도군 공직자들의 능력을 높이 평가한다.
단, 능력이 충분한 공직자들을 주머니에 담지 않는 진도군의 인사시스템은 불신한다.
소 잡는 칼을 소를 잡는데 쓰지 않고 손톱정리를 하는데 쓰는 진도군의 인사시스템이 진도군 공직자들이 무능하다는 평가를 받게 하는 주범이다는 것이 본사의 생각이다.
이쁜놈, 미운놈 가리지 말고 내편, 네편 나누지 않고 모두를 공평하게 주머니에 넣어봐야 누가 주머니를 뚫고 나오는지 알 수 있을 것 아닌가.
농업전문가를 산으로 보내고 산림전문가를 재난현장에 내보내고 그 일을 해내지 못한다며 무능하다 평가할 수 있는지 궁금하고 아쉬울 뿐이다.
‘적재적소’란 직원의 능력을 최대한 이끌 수 있는 인사의 기본이 아니겠는가.
내편에게는 호미가, 상대편에게는 굴삭기가 있다면 진도군을 위해 굴삭기를 써야할 것이다.
내편이 아니어서 굴삭기를 창고에 놓아둔 채 호미로 땅을 파는 인사권자의 결정이 진도군 공직자들을 무능에 늪으로 밀어내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
굴삭기로 풀을 메고 호미로 굴을 파는 행정으로는 진도군이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을 되새기고 군의 인사에 낭중지추 (囊中之錐)라는 고사성어를 곱씹어 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