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군 이장단장이 비리혐의로 구속되고 전 군내면 이장단장이 불구속 기소되어 관내 이장단에 대한 신뢰성이 땅에 떨어진 가운데, 초고압 송전선로와 관련해 진도읍 이장단이 보상금을 조건으로 지중선로 공사를 찬성하기로 결의한 것으로 알려져 비난이 일고 있다.
게다가 이장의 단독 결정에 항의하는 마을 어른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해 몇몇 이장들이 돈에 눈이 멀어 폭력적으로 한전의 앞잡이 노릇을 하고 있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6월 9일 저녁, 진도읍 송전선로 경과지 마을 이장들과 개발위원들이 읍내 모 식당에 모여 한전의 지중선로 공사에 대한 찬반 회의를 열었다.
그런데 회의를 주재한 읍 이장단 집행부가 ‘마을발전기금 수억 원을 받는 대신 공사를 찬성하자’는 안을 제시하자 일부 개발위원들이 “이런 중요한 사안은 주민 총회를 거친 다음 결의해야 하지 않느냐”며 반발했다. 이에 찬성 입장이던 모 이장이 위압적으로 분위기를 조성하려다 결국 자신보다 연장자인 개발위원 얼굴을 때리는 폭행을 저지르고 말았다.
이런 사태에도 초고압 송전선로가 마을을 관통하는 진도읍 경과지 6개 마을 이장들은 늦은 밤까지 모여 공사를 찬성하기로 결의했다고 한다.
이날 회의에 참석했다 중간에 퇴장했다는 한 개발위원은 “이번 회의를 주도한 읍 이장단이 평소에 한전 측과 비공식적인 접촉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나 이처럼 한전 측의 입장을 그대로 대변할 줄은 몰랐다”며, “임회면 주민들은 1년 동안이나 밤낮으로 싸워왔고 회의가 있던 날은 염장 할머니들이 길바닥에 앉아 포클레인을 막아선 상황에서 일부 이장들이 보상금 흥정을 한다는 것은 인간의 도리가 아니지 않느냐”며 혀를 찼다.
읍 경과지 마을의 한 주민은 “우리 마을에는 초등학교가 있고 그 바로 옆으로 초고압 송전선로가 깔리게 되면, 누가 그 초등학교에 백혈병 위험을 무릅쓰고 아이를 보내겠는가?” 반문하며, “우리 마을 이장이 태양열 지붕이니 찜질방이니 하는 것을 마을숙원사업으로 한전에 요구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던데, 마을 죽은 뒤 태양열 지붕 만들어서 무슨 영화를 보겠다는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한탄했다.
진도군 대책위의 한 관계자는 “지금 진도읍에서 보상금 흥정을 하려는 이장들은 지난 4년 동안 송전선로 반대투쟁에 별 관심도 없던 사람들인데, 주민들의 피해는 내팽개친 채 한전에 돈부터 요구하고 있는 사실에 기가 막힌다”며, “만약 읍 이장단이 주민들의 사전 동의 없이 한전 측과 밀실협상을 통해 공사를 찬성하려는 게 사실이라면 이장들의 전횡으로 규정하고 그들이 이장직에서 물러설 때까지 법적으로 고발하는 등 원치 않는 싸움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본지가 확인해 본 결과, 염장과 포산마을에서는 이날 회의가 있기 전까지 ‘공사 찬성’에 대해 마을회의 한 번 거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기동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