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이른 아침 마주하는 삶의 풍경.
밤새 이 골목 저 골목 돌아다니며 주워 모은 폐지를 리어카에 한가득 싣고서 고물상에 팔러 가시는 분들.
우리의 어머니 아버지이시다.
찻길 위험한건 이미 안중에도 없고 표정 없는 얼굴엔 깊이 파인 주름살만 가득하다.
고르지 못한 언덕길에서 갸우뚱거리던 리어카 결국 한쪽으로 치우치며, 온 길바닥에 널브러지는 폐지들.
마치 고향 그리며 마음속에 숨겨온 조각들이 부딪치며 덜그럭 거리는 것과 닮은듯하다.
고향등지고 살아가는 각박한 도심에서의 삶이다.
몇 년 전만해도 폐지, 고철 모으는 일은 젊은 남자들의 일인 듯했는데 어느 날부터인지 곳곳에서 눈에 띄는 건.
정녕 돈이 되는 고철은 감당이 안되니 아쉬운 눈빛만 보내야만 하는 굽은 허리의 어르신들이 대부분이다.
꼭 다문 입에 굽은 등에 느린 걸음마다에 어려 있는 그리움의 빛깔은 어떤 색일까?
상큼한 하늘빛도 화사한 핑크빛도 아닌 깊숙이 감추어진 그 깊이만큼이나 묵직한 잿빛일런지.
돌아보면 모든 길을 강물처럼 지나왔건만.
모든 것을 품안에 안아줄 바다에 다다르는 건 아직인가보다.
" 시간이 날 데려다 주지, 내가 가는게 아녀" 독백처럼 되뇌이는 말속에 한숨이 더 많이 섞여있다.
얼마 전, 고향 비끼내 친구들의 효행이 생각난다.
매년 객지 나와 계시는 부모님들, 자식들과 함께 한차로 고향모시고 가 경로잔치를 한다고 했다.
형, 아우 친구로 지내던 분들 각박한 객지생활에 안부조차도 묻지 못하고 살아왔는데 아름다운 자리 마련하는 고향 비끼네 선, 후배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평생을 스스로의 삶을 살아가는 듯 타인의 삶도 함께 채우며 살아왔건만.
이웃보기도 민망스럽다하며 까만 밤새우며, 길모퉁이 돌아돌아 하얀 아침 맞이하며 살아간다.
그 삶 안에서 서운타, 무심타하면서도 늘상 꼬리무는 자식걱정 끊기질 않으니 그 끝은 어딜까.
우리의 아니 내 어머니도 고향 가 살고 싶은 마음 꾹꾹 눌러 감추며 괜찮다하시지만.
병들지 않고 좀 더 내 몸 마음대로 움직거릴 수 있을 때 가야했는데 하며 그리움 토해내는걸 감추려함은 애써 외면하는 자식들 생각이 우선이니.
너무 멀어서, 너무 바빠서, 살기 힘들어서, 별별 이유내새우며 찾아오지 않는 내 자식들 욕 먹이기 싫어서일 것이다.
우리에게 우리 세대의 부모님은 쉽지 않은 삶의 여정에서 무언의 약속처럼 든든한 무조건적인 삶의 지원군이었다.
그 깊은 내면에 감추어진 그리움의 주소는 한결 같이 나 살던 고향이 아닐까싶다.
이제라도 우리 부모님들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아도 고향그리움에 기다림이 길지 않도록,
가끔씩이라도 고향 다녀올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보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