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머리가 없다는 소리를 듣는 아줌마라 별다른 취미도 없이 지내지만 허락되는 시간만 있다면 산을 찾아 산길을 걷는다.
터벅터벅 느리게 걸어온 길 많은듯하지만 걷고 싶은 길, 가보고싶은길 아직도 끝이 없다.
요즈음 우리나라 사방에서 길타령이다.
올래길, 둘레길, 마실길 등등.
그 이름도 참으로 다양하고 가보고 싶은 유혹을 느끼게 한다.
최근, 지리산 둘레길에 발걸음 할 기회가 왔다.
3개도, 5개시군에 걸쳐 5구간으로 조성된 길이라 한다.
계곡 따라 걸으며 산행하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는 나의 길나들이는 산청군 수철마을에서 동강마을까지 이어졌다
포장된길 지나니 흙길이 나오고 그길 따라 오르니 산길에 폭포수 그리고 다시 내려 돌아서니 졸졸졸 물이 흐르는 개울이 보인다.
길 따라 걷다보니 자연과 함께 역사가 어우어진 길들은 마침 우리네 삶과 닮은듯하다.
큰 오르내림 없어서 편안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주변풍경들, 비우면서 채워가리라 다짐했다.
소크라테스도, 괴테도, 걷기예찬론자로 그들 또한 건강을 위해, 명상을 하며 생각정리를 하는데 걷고 있는 그 시간이 최고였다고 말했다한다.
이렇듯 걸을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게 우리에겐 축복일 수도 있다.
특히 바쁜 일상에서 빨리 더빨리를 외치며 자동차 홍수 속에 있는 현대인들에게 더없이 좋은 아이템으로 자리매김 되어 질것 같다.
그러나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다 했던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 가장 자연스럽게 사는 것이라 했는데
길 따라 우후죽순 생겨나는 민박집들을 보니 좋은 길을 얻으면서 환경을 잃고 있다는 안타까움이다.
굳이 자연을 훼손하면서 까지 동화속의 그림 같은 집을 짓기보다 농어촌의 골칫거리로 남아있는 빈집이나 폐교를 활용하여 하루 이틀 머물 수 있는 곳으로 만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까이 북한산 둘레길을 다녀온 지인이 “먼지만 풀풀 날리고 별로더라”는 말에 잠깐 스치는 우려가 있다.
올래길도 둘레길도 슬로우길도 다 좋고 다 가보고 싶은 길이지만 너무 많이 조성된 길들로 인해 파괴되는 환경을 보면서 불과 몇 년 전 지방자치제가 시행되면서 우후죽순 설립되던 대학들의 문제와 어우러져 우려로 다가온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다했지만 학생보다 학교가 많은 지금상황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
정교수가 한 명도 없다는 대학도 있고, 수능도 보지 않은 학생에게 등록하라는 안내문을 보내는 대학도 있다.
결국 대학의 본분인 미래 국가를 책임져야할 인재양성을 위함은 뒷전이고 부족함보다 못한 넘침은 우리에게 부담으로 다가왔다.
길도 마찬가지다.
자연훼손을 최소화 하고 자연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개발로 만족해야 한다.
자연은 우리세대의 것이 아닌 미래 후손들에게 빌려 쓴다는 개념을 잃지 않는 최소한의 개발로 충분히 그 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행복을 줄 수 있다.
몇 해 전 접도에 있는 웰빙등산로를 다녀온 친구의 말에 의하면 다행이다 해야 할지 모르지만 내 고향 진도는 아직은 길을 만들기 위해 자연이 훼손된 곳이 거의 없다고 했다.
완만한 산새에 등산을 하면서 바다를 보고 파도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그곳을 꼭 다시 찾고싶은 곳으로 생각하던 중, 근래 다시 찾은 웰빙등산로는 옛 산새 옛 파도소리는 그대로 였으나 바다와의 접근성을 위함인지 당시 보지 못했던 길들이 생겨있었다고 한다.
많은 길로 인해 길 찾기에 여념 하느라 몇 해 전의 감흥은 느껴볼 수 없었다고 한다.
전국적으로 열병처럼 번지는 길 만들기에 내 고향 진도에서도 주장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단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하는 일 이라는 이유만으로 따라 하기식 개발은 반대하고 싶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을 수 있다는, 아니 하나를 얻기 위해 더 큰 무엇인가를 잃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온존하게 보존된 자연을 후손에게 돌려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