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진도군은 장애를 이유로 공무원에게 명예퇴직을 종용하다 장애 공무원이 이를 거부하자 인사규정을 위반하여 대기발령 조치한 후 사망하기까지 물품창고에 혼자 근무하도록 방치한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져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시정권고를 받았다.
인권위는 사건과 관련, 약 5개월간의 조사를 마무리 하며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방지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 공공기관에서 차별행위가 발생했다”며 “전남도지사와 진도군수에게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하고 당시 관련 공무원(현 주민복지과장, 고군면장)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결정문을 통해 밝혔다.
또한 “피해자가 장애를 이유로 한 부당한 인사 조치에 따른 정신적 스트레스와 신체적 고통 등으로 건강이 나빠져 숨졌을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법률구조공단에 피해자 가족을 위한 법률구조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인권위의 시정권고 내면에는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있는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당초 진도군은 공무원연금공단에 故조귀열씨의 유족보상금청구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업무를 부여하지 않은 채 물품창고에 대기발령한 사실과 이곳에서 사망하기까지 혼자 근무한 사실 등 공무상 스트레스의 발생 원인들을 전부 은폐하고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조씨의 직접사인인 뇌출혈이 이곳 창고에서 근무하다 발병되어 병원으로 후송되었음에도 신청서에 “자택에서 쉬고 있다가 뇌출혈이 발병되었다”는 허위의 내용까지 작성하여 공무원연금공단에 제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당연히 공무원연금공단은 조씨의 사망에 대해 공무상 인과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유족보상금청구를 부지급 결정을 내렸다.
결국 조씨의 가족은 진도군의 이와 같은 횡포에 부당함과 억울함에 분통하여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접수하여 진실을 밝히게 되었고, 이후 수사기관에 고소장을 제출하여 현재까지 광주지검에서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일련의 사안들은 인권위 결정문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당시 관련 공무원들이 행한 행정상 인사법규 위반사실과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사실을 축소·은폐하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한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편 조씨의 아들은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로 인하여 진도군 및 관련공무원들의 행위가 위법·부당한 것이 확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당연한 사과 한마디 없이 왜 아직까지 쉬쉬하고 있는 지 그 배경이 의심스럽다”고 했다.
결국 진도군은 지난해 인권위의 권고에 따라 당시 관련 공무원들을 ‘훈계’처리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러한 훈계는 지방공무원법상 징계에 해당하지 않은 일회성 경고에 해당할 뿐이다.
진도군수의 이러한 행보가 또다시 ‘제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도마 위에 오르며 이 소식을 접한 대다수 군민들은 ‘장애를 가진 공무원은 언제라도 희생시킬 각오가 되어 있다’는 강력한 의지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전하고 있다.
현재 조씨와 관련된 사건은 서울행정법원에서 심리 중에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 전남도와 진도군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이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순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