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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11년01월18일 00시00분 ]

한전이 도로굴착(점용) 허가를 받았으나 관리청이 공고를 내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국도관리사무소는 지난해 1월 15일 한국전력공사 HVDC건설소장이 제출한 ‘도로점용(굴착)허가 신청건’에 대해 도로법 제38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28조 제1항의 규정에 의거해 허가를 내줬다. 

도로법 제38조(도로의 점용)에는 ‘도로의 구역에서 공작물이나 물건, 그 밖의 시설을 신설·개축·변경 또는 제거하거나 그 밖의 목적으로 도로를 점용하려는 자는 관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나와 있고, 동법 시행령 제28조(점용의 허가신청)를 보면 ‘관리청이 제1항의 신청에 대하여 허가를 하였을 때에는 신청인에게 허가증서를 발급하고, 허가내용을 공고하여야 하며, 국토해양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허가대장을 작성·관리하여야 한다. 다만, 도로의 점용이 도로의 굴착을 수반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허가내용의 공고를 생략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

현재 국도 18호선을 따라 진행되는 지중선로 공사는 굴착을 수반하기 때문에 허가 이후에 반드시 공고를 하게 돼 있다. 공고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를 시작했다면 명백한 불법인 것이다. 이에 대해 광주국도관리사무소 담당자는 “공고를 공문으로 대신했다”고 답변했으나 대책위 관계자가 “허가 사항을 관계 기관에 전송하는 것이 정말 법에서 규정한 공고인가?”하고 묻자 더 이상 답변을 하지 못했다. 

지난해 7월 28일자로 국도에 대한 관리권을 이양받은 진도군도 대책위에서 문제를 제기한 뒤에야 사실여부를 파악하고 지경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하는 등 우왕좌왕하고 있다. 지난 13일 대책위가 진도군청을 항의방문한 자리에서 문제백 재난건설과장은 “관련 법령을 찾아봐야 하고 정확한 유권해석을 받아봐야 한다. 광주국도관리사무소가 잘못한 것이지, 진도군이 잘못한 것이 아니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데 급급했다.

이에 대해 대책위 관계자는 직접 <도로법> 관련 조항을 읽어 주며 “무슨 법령을 또 찾아본다는 것이냐? 고시·공고 없이 시공된 이번 공사는 불법이므로 진도군은 허가권자로서 도로점용(굴착)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불법 공사 구간에 대해서는 완전복구를 명령해 교통사고 위험에 시달리고 있는 주민들의 불편을 하루빨리 해소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감리 없는 공사? 부실·불법 공사 증거!”

이뿐만 아니라 한전은 감리 계약 없이 지난해 4월부터 임회면 구분실~석교 구간 공사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전이 감리 업체인 벽산파워와 계약을 체결한 것은 9월 27일이었다. 일반적으로 모든 공사의 준공 검사를 받을 때는 감리자의 확인이 있어야 하며 이것 없이는 준공 검사를 받을 수 없다. 공사 전부터 감리업체와 계약을 하고 공사 과정에 대해 지도·감독을 받아야 준공 검사도 가능한 것이다.

대책위 관계자는 “한전은 제주 송전선로 공사가 첨단공법으로 진행된다고 주민들을 속여 왔다. 하지만 진실은 전기안전공사에서도 전기감전 등의 위험성을 경고한 부실공법이었고 감리조차 없이 진행된 사기 공사였다”고 비난했다. 또한 그는 “한전은 도로점용(굴착) 신청서를 낼 때 첨부한 설계도면 대로 공사를 하지 않고 전혀 엉뚱한 방식으로 선로 공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한전이 도로점용(굴착) 허가를 받을 때 제출한 ‘직매굴착 단면도’를 보면 전력 케이블 배열 방식이 3단 2열로 나와 있으나 실제로는 2단 3열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2단 3열로 공사를 하게 되면 도로점용 면적과 점용료 또한 늘어나므로 도로법상 당연히 설계변경 신청을 하고 다시 허가를 받은 뒤 공사를 해야 한다.

대책위와 주민들은 바로 이 점을 지적하며 공사중단을 요구하다 시공업체인 (주)한백으로부터 형사고소와 손해배상 소송을 당한 상태다.

“진도군, 변경신청 허가해놓고도 허가하지 않았다고 거짓말”

이런 실정인데도 진도군은 11월 10일에야 처음으로 건설과장이 현장(매정 구간)에 나와 상황을 파악했다. 주민들이 강력하게 항의하자 12일에 한전에 설계도서를 제출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14일에는 평면도를 확인해 보고 한전에 설계변경을 신청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한전은 이를 무시하고 공사를 계속했다. 11월 23일 진도군이 ‘국도18호선 도로점용 허가사항 변경신청에 따른 일지중지’를 공식적으로 한전에 통보하고 나서야 한전은 11월 24일 도로점용허가 변경 신청서를 진도군에 제출했다.

이에 주민들은 수차례 이동진 군수와 건설과장을 만나 안전대책과 불법공사에 대한 시정 없이는 공사를 중지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전측 시공사로부터 형사고소와 손해배상 소송을 당한 주민들로서는 ‘불법공사에 대한 진도군의 공사중지 명령’만이 신변을 보호하고 정당성을 입증할 법적 효력을 갖는 증거였다. 당시 이동진 군수도 관리·감독권자로서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어이없게도 진도군은 12월 28일 다시 허가를 내주고 말았다. 

박근실 임회면 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지난 1월 3일, 한전측에 고소당한 소송건으로 법원에 서류를 제출하려고 건설과에 가서 토목계장에게 물어보자 허가하지 않았다고 분명히 말했다. 주민들이 고소당한 상황이니 도장을 찍어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재차 부탁하자, 토목계장도 구정 지나서야 할 예정이라고 말했는데, 벌써 허가를 내 준 뒤였다. 주민들을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이미 허가 도장을 찍어 주고도 이렇게 뻔뻔한 거짓말을 하겠는가?”라고 한탄했다.

2010년 1월 15일, 광주국도관리사무소가 한전측에 내준 도로점용(굴착) 허가 내용에서 ‘허가조건’에는 18개의 항목이 있는데, 6항에 ‘본 점용공사는 제출된 설계도서 및 허가사항대로 시공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고, 14항과 18항에 ‘전 각 항을 위반하였을 때 또는 허가관청이 필요한 경우에는 언제라도 본 허가를 취소하고 원상복구를 명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비용은 전액 피허가자가 부담하여야 한다’고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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