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인가, 동네잔치인가?
국내에서 해마다 치러지는 축제는 자그마치 1,200여 개나 된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축제공화국이라 불린다. 진도군에서도 해마다 20여 개의 크고 작은 축제가 치러진다. 진도 최대 행사인 ‘신비의 바닷길 축제’와 해남군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명량대첩제’, 진도의 전통 행사라 할 수 있는 ‘진도아리랑축제’ 등이 대표적이다.
축제의 성공 여부를 떠나, 인구가 3만5천에 불과한 작은 지자체에서 이처럼 많은 축제를 기획하고 실행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진도가 ‘축제의 섬’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한다. 지역을 널리 알리고 발전시키기 위한 지역 주민들과 공무원들의 의지를 보여 주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축제를 바라보는 비판적인 시각들도 적지 않다. ‘신비의 바닷길 축제’만 하더라도 많은 예산을 들여 축제를 홍보하고 있지만, 지역 축제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이 많다. 세부적으로 들어가 보면, 해마다 독창성이 없는 1회성 행사만 반복되고 있고, 지역 특산물 판매도 부진하다고 한다. 또 축제 성공에 꼭 필요한 ‘볼거리’, ‘놀거리’, ‘먹을거리’가 적절히 융합되어야 하는데, ‘볼거리’는 있어도 ‘놀거리’와 ‘먹을거리’는 부족하다고 한다. 이렇다 보니 ‘잠깐 들러 가는 여행객’들은 많아도 ‘잠시 머물다 가는 여행객’들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특히 ‘놀거리’ 부족은 재미없는 관광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시급히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재미없으면 다시 오지 않는다’는 공식은 관광객들의 속성이다. 예를 들어, 즐길거리가 많은 놀이동산에는 주기적으로 가는 사람들이 많지만, 전시물이 고정돼 있는 박물관은 한 번 가는 것으로 만족한다. 진도군의 여러 축제들이 바로 이런 박물관식 축제는 아닌지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기적은 왜 함평에서 일어났는가?
‘성공한 축제’를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함평 나비축제’를 빼놓지 않는다. 대기업 임원들이나 지자체 공무원들은 축제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함평으로 달려간다. 함평에서 시작된 나비의 날갯짓이 ‘나비 효과’를 일으켜 전국에 물결치고 있다. 함평은 나비 하나를 잘 키워 지역 농축산물에 친환경 날개를 달았다. 축제기간 동안 어떤 식당은 2억 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나비 곤충 엑스포’ 기간 동안 순수 입장료 수입만 100억 원이 넘는다. 그야말로 함평은 대박 상품을 만들어 낸 것이다.
나비 축제는 ‘나비의 기적’이라고도 불린다. 11년 전을 되돌아보면, 기적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 인구도 진도군과 고만고만하고 이렇다 할 자원이 없던 함평군이 십여 년 만에 최고의 자원을 창조해냈기 때문이다. 기적을 진두지휘한 이석형 함평군수는 블루오션과 창조경영의 실천가라는 찬사를 듣고 있다.
이석형 함평군수가 처음 나비를 축제의 소재로 활용하자고 제안했을 때 지역 공무원들은 고개를 흔들었다고 한다. 공룡도 아니고 흔한 나비로 어떻게 축제를 여냐는 것이었다. 그들은 대신 유채꽃을 함평 천지에 심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석형 함평군수는 뜻을 굽히지 않았고, 작은 마을에서 나비의 용트림이 시작되었다. 기적의 서막이 열린 것이다.
이 나비가 한때 무안으로 갈 뻔했던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무안군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나비를 비롯한 곤충 축제를 고려했으나 공무원들에게 그닥 관심을 끌지 못했다고 한다. 지금 무안 사람들은 공식적으로 126만 명이 방문하고, 2,880억 원의 소득상승 효과를 가져온 나비축제를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리고 오래 전 ‘모세의 기적’을 발견해내고도 진짜 기적을 체험하지 못한 진도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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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를 위한 낯설지만 오래된 제안 ‘지오피싱(Geofishing)’
진도는 자연 환경적으로 보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섬이며, 둘레에는 230여 개의 부속 섬이 있다. 남해와 서해가 만나는 지점인 진도는 한반도에서 조류가 가장 활성적인 곳이기도 하다. 풍부한 해조류와 다양한 어류들이 서식할 수 있는 선택받은 공간인 것이다.
아, 나는 최근에서야 알았다. 진도가 바다라는 사실을. 그냥 바다가 아니라 500만 낚시인들의 놀이터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리고 나는 진도가 낚시인들의 성지, 낚시천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보았다.
낚시 미늘에 나비를 달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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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업에서 레포츠로 발전했지만 산업화 연결 ‘도래’ 찾지 못해”
국내에서 낚시를 즐기는 인구는 500만 명 정도로 알려져 있다. 취미로서 낚시를 하는 사람도 있고, 직업으로 선택한 프로 낚시인들도 있다. 낚시 장비가 발달함에 따라 낚시 기법도 다양화되었다. 낚시 종류에 따라 마니아층도 두텁다.
이처럼 낚시는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레포츠가 되었지만, 낚시를 특화시켜 관광 상품화한 지자체는 없다. 기껏해야 민물 중심의 ‘얼음낚시’나 ‘빙어낚시’ 정도가 축제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소규모로 치러지고 있다.
조구 회사의 스폰을 받는 프로낚시대회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러한 대회 자체가 사회․문화적인 이슈가 되지 못한다. 낚시를 즐기는 인구를 감안하면 아이러니 그 자체다.
진도의 낚시 현장을 봐도 마찬가지다. 조구를 파는 낚시점들은 영세하고, 대부분의 낚싯배 선주들은 다시마 채취나 전복 양식과 같은 어업을 병행하고 있다. 진도의 낚시 동호회 활동은 전국 규모로 봤을 때 거의 눈에 띄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어느 집에나 낚싯대 하나쯤 있는 곳이 진도다.
낚시는 어딜 가나 즐길 수 있다! 다른 말로 ‘특별한 게 없다’라고 할 수 있다. 해서 서울 친구들이 국토의 맨 끝에 있는 진도라는 섬까지 낚시를 하러 온다는 건 미친 짓일 수도 있다. 하지만 바로 이 ‘미친 짓’에 낚시천국으로 가는 ‘포인트’가 있다.
지오피싱은 낚시인들이 즐겁고 행복한 손맛을 느낄 수 있도록 특별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 프로그램이 낚시가 단순한 놀이에서 산업화로 가는 데 연결 도래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지오피싱은 새로운 낚시놀이이자 부가가치 높은 산업”
지오피싱은 ‘지구’를 뜻하는‘GEO’와 ‘낚시’를 뜻하는 ‘FISHING’을 더한 신조어다. 우리말로 바로 바꾸면 ‘지구낚시’가 되는데, 상징적인 의미를 덧붙여 보면 ‘전지구적인 낚시놀이’ 정도가 될 것이다.
‘GEO’라는 단어는 이밖에도 ‘공동체’, ‘연대’, ‘환경’, ‘공존’ 등 자연과 생태계를 연상시키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상징을 지구촌 사람들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전파하고 있는 지오캐싱(Geocaching)이라는 놀이가 있다. GPS 시스템을 활용한 첨단 놀이인데 일종의 보물찾기다. 지오캐싱을 간단히 소개하면, ①누군가 보물(cash)을 숨겨놓고 지오캐싱 사이트에 그 지점에 대한 정보를 좌표와 함께 공개하면 ②캐셔들이 휴대용GPS단말기나 지도․나침반 등을 이용해 그 지점을 탐색한다. ③그 지점에 숨겨져 있는 보물을 발견하면 가지고 간 보물과 교환하고 ‘로그북’에 방문록을 작성한다. ④그리고 여행에서 돌아와 지오캐싱 사이트에 보물찾기 여행기를 기록한다. 이처럼 지오캐싱은 첨단 시스템을 활용한 놀이이면서 국경을 초월하는 커뮤니케이션 레포츠이기도 하다.
지오피싱은 바로 지오캐싱이 가진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차용하고자 하는 것이다.
“지오피싱닷컴(http://www.geofishing.com) 개설”
‘지오피싱’은 진도군에서 운영(직영&위탁)하는 홈페이지 이름이면서 동시에 ‘낚시’라는 레포츠를 문화적․산업적으로 한 단계 끌어올린 개념이다. ‘지오피싱’이 낚시산업에서 한 가지 트렌드가 되려면, 우선 온라인 커뮤니티를 구성하고 이곳에 500만 낚시 동호인들과 가상 소비자들을 끌어 모아야 한다.
지오피싱닷컴에서는 지정 포인트(방파제, 내만 갯바위, 좌대, 섬, 여 등)를 상세 소개하고, 그 포인트를 즐길 수 있는 방법과 미션을 제공해야 한다. 접도에서 접근할 수 있는 ‘밀매도’를 예로 든다면, 밀매도 메인 페이지에 교통편과 숙박시설․조황뿐만 아니라 밀매도만이 가진 포인트 특성을 그려줘야 한다. 서브 페이지에는 '출조후기'를 올릴 수 있는 게시판을 마련해 낚시 동호인들이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분기별로 출조기를 선정해 선물을 주는 이벤트도 가능하고, 자료를 취합해 수산업 관련 연구 자료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정리하면, 하나의 지정 포인트에 하나의 커뮤니티 게시판을 개설하는 것이다.
또한 지오피싱닷컴은 장기적으로 대한민국의 낚시 포털로 발전해야 한다. 낚시 정보와 커뮤니티뿐만 아니라 뉴스 제공 시스템과 낚시 쇼핑몰도 구축해야 한다. 일부 낚시몰과 옥션․지마켓․11번가 등에 산재해 있는 업체 또는 바이어들을 지오피싱닷컴 안으로 유치해야 한다. 진도에서 조구산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키워낼 수 있는 바탕이 될 것이다.
※ 지오피싱닷컴 활용
○ 낚시 동호인들의 커뮤니티 공간
○ 국내에서 중심적인 ‘출조지’로 발돋움하기 위한 홍보
○ 진도 문화/관광 홍보
○ 낚시산업에 대한 아이디어 뱅크
“사계절 낚시 형태별 대회 개최”
진도군에서는 해마다 크고 작은 축제를 치르고 있는데, 전통문화를 소재로 하는 행사가 대부분이다. ‘신비의바닷길축제’에 곁들인 ‘낚시대회’도 있다. 전국 규모이기는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지역의 작은 낚시대회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서브행사이면서 예산도 적은 모양갖추기식 행사가 아닌가 싶다.
낚시가 진도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려면, 메인 축제 규모의 기획과 예산이 뒷받침돼야 한다. 낚시대회 하나만 보더라도 기획력에 따라 세계적인 규모의 행사로 발전시킬 수 있다. 참가자들의 성향만 보더라도 일반 축제와 낚시축제의 경제적 효과는 큰 차이가 난다. 대부분의 축제에는 관광객들이 관광버스로 잠깐 들렀다 가버리지만, 낚시축제에는 전문인․동호인이 가족 단위로 참여하기 때문에 대회기간 동안 진도에서 숙식을 하게 될 것이다. 중간 경유지로 거쳐 가는 여행지와 1박을 하는 여행지는 품격 자체가 다르다.
메인 행사인 낚시축제는 연 1회 개최할 수 있겠지만, 분기별로 크고 작은 낚시대회를 개최해서 낚시인들이 꾸준하게 진도로 출조할 기회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 지오피싱의 세부 방법론과 외국의 낚시대회, 낚시를 통한 환경․관광산업, 조구산업 개발 ...다음 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