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그릇과 유리컵들은 제각기 다른 용도를 지니고 있다.
술맛은 술과 어울리는 그릇을 사용하는가에 따라 많이 좌우 된다.
맥주는 맥주잔에 소주는 소주잔에 따라 마셔야 제격이다.
가끔 맥주잔에 소주를 따라 마시는 사람도 있으나 제격이라는 말을 사용할 수는 없다.
세상을 살아가며 사람의 됨됨이를 그릇에 비교하기도 한다.
사소한 일에 짜증을 내고 따지는 사람들을 보고 그릇이 작다 표현하고 그 반대의 사람에게 그릇이 크다고 비유하기도 한다.
그러나 좋게 보면 그릇이 크든 작든 다 각기 장점을 지니고 있다.
소주를 작은 소주잔에 따라야 하듯.
박연수 진도군수가 2년 동안 국, 도비843억을 확보하는 성과를 올렸다고 한다.
대단한 일이다.
그러나 일부 군민들은 “그 많은 예산을 가져왔다 하는데 어디에 쓰고 있느냐”며 “엄청난 국, 도비확보를 했다는 소리는 들리는데 중장비 회사들은 죽겠다고 아우성이고 지역경제는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의아해 한다.
우리군에도 실내체육관이 생긴다, 수영장이 생긴다, 농, 수산물유통센터가 생긴다, 귀성에 콘도가 생기고 천지가 개벽한다, 말들만 무성한 채 그 어디에도 공사를 시작했다는 말은 들리지 않는다.
예산은 확보했는데 장소가 결정되지 않아서, 의회가 공유재산 취득승인을 해주지 않아서 일부 단체가 다른 부지를 원해서 군민의견이 수렴되지 않아서 아직도 여기 저기 부지를 알아보고 있는 중 이라 한다.
또 군수가 나서야 하는 것인지....
군수가 나서서 부지를 결정하고 의원들과 단체, 그리고 군민의견을 통합해야 하는지...
그래서 부지가 확보 되고나면 이제 수영장을 짓기 위해, 유스호스텔의 기초를 하기 위해 군수가 삽을 들고 현장에 나가야 하는지...
군 산하에 군수가 있고 부군수가 있고 각 실, 과장을 비롯한 담당이 있는 것이 무슨 이유인가?
자신의 직책에 따른 권한과 책임을 행사하고 그릇에 따른 효율적인 일처리를 위해서가 아니겠는가.
밥 그릇 하나를 가지고 다니며 거기에 홍주도 따르고 맥주도, 소주도 따라 마실 수는 없는 일 아니겠는가.
아니 하고자 하면 마실 수도 있겠지만 그래서는 안 되는 일 아니겠는가.
엄청난 예산확보 성과를 올리고도 사업실행의 지지부진함으로 군수의 치적이 실정으로 둔갑 되어서야 되겠는가.
맥주를 맥주잔에 따라야 더 맛이 있듯이 국, 도비확보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 군수의 치적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군 산하 전 직원이 지혜를 모아 사업을 진행시켜야 하는 것 아닌가.
그릇이 크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소주는 맥주잔이 아닌 소주잔에 따라야 하듯 군 산하 공무원 모두가 군수와 혼연일체가 되어 자신의 책무를 다할 때 진정 군의 발전이 앞당겨 지는 것이다.
군수가 1조원의 예산을 확보해도 내 집 앞의 쓰레기를 환경미화원이 치워주지 않으면 그 군수는 결코 군민에게 칭송받을 수 없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